[폭식 칼럼] 제 5화. 한식 코스 요리
한식과 양식
한창 돈의 가치를 알아가고, 음식의 맛을 알아가던 때 (중학교 2학년 정도 되었었나,) 음식값에 대한 의문이 한 가지 생겼다. 잔치국수는 6,000원이고 순대국밥은 7,000원인 반면 파스타는 기본 만 원 이상의 돈을 받는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사골로 육수를 끓이고, 푸짐하고 신선한 고기와 야채를 가득 담은 한식이 언뜻 보기에는 원가가 더 비싸 보이는데 말이다.
이러한 의문을 달고 살아서인지 한식과 양식에 대해 조금은 편향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설렁탕이나 국밥 등의 한식은 서민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에 곰탕에 밥을 말아 먹거나, 순대에 마늘을 올려 쌈장에 찍어먹는 모습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반면에 파스타나 리조또는 귀족적인 성향의 음식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양쪽 음식에 대한 상반된 인식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파스타와 국밥의 가격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퓨전 한식
최근에는 한식을 생소한 식재료들과 배합함으로써 향토적인 분위기와 함께 고급스럽고 우아한 맛을 연출하려는 식당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더 나아가 퓨전 한식은 음식점 자체의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창의적인 음식들을 제공하여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퓨전 한식은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하고, 그렇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구들
구들차림상 - 59,000원/ 인당
고흥 유자주 (8도, 500ml) - 27,000원
구들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다양한 퓨전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5만원 대의 코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식의 높은 품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구들은 사랑받아 마땅한 음식점이다. 구들차림상을 주문하면 앞서 소개한 네 가지의 음식 이외에도 색다른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나 청어알 비빔국수는 고소한 들기름이 더해지면서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는 음식이라도 해도 무방하다.
[폭식 칼럼] 제 5화. 한식 코스 요리 - 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