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페르소나 만들기
사람은 한 조직에 오래 소속되면, 고이게 된다.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찾게 되고, 결국에는 자가 복제를 통해 똑같은 결과를 생산한다. 같은 조직에서 무한한 도전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안에 유재석은 문을 닫았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산슬, 유고 스타 다양한 자아가 도전을 하는 이유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유재석은 또 다른 페르소나를 만들 것이고, 그리고 다른 모습으로 도전을 할 것이다. 근데 대체 유재석의 도전과 유산슬, 유고스타의 도전이 무엇이 다를까?
베테랑 힙합가수 매드클라운은 음악이 재미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음악이 즐거웠을 것이다. 그도 성공방정식을 고민하게 되고, 결국 자가 복제를 시작했을 것이다. 재밌는 것을 하고 싶지만, 매드클라운이 그런 음악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자기 방어기제 때문에 비슷한 음악이 나왔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다. 소속되어있는 조직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다르다. 초심을 잃었다는 표현이 있다. 처음에 마음가짐과 경력이 쌓인 후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것이다. 초심은 처음이기에 초심이다. 팀장과 신입의 마음가짐은 달라야 한다. 대기업 마인드를 가진 스타트업 대표, 스타트업 마인드를 가진 대기업 대표. 과연 옳은 걸까? 그럼 소속되어있는 팀 안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찾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래퍼 매드클라운의 결론은 복면을 쓰고, 다른 이름으로 활동을 하자였다.
그는 복면을 쓰고, 매드클라운이라면 하지 못했을 새로운 음악을 마미손이라는 복면 안에서 하기 시작했다. 마미손은 자기를 매드클라운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 둘은 다른 자아다. 다른 사람들이 마미손과 매드클라운을 동일인물로 정의하지만, 그가 꾸준히 다른 사람으로 취급해달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두 개의 자아가 하나가 되면, 이러한 가치는 붕괴 된다. 다른 브랜드라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래야 매드클라운이 뜬금없이 웃긴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미손이 마미손스러운 음악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은 다른 페르소나를 어떻게 만들까? 바로 모임을 통해서이다. 나는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며, 충족되지 않은 가치를 충족시킨다. 모임이 고이기 시작하면,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서 충족을 시킨다. 직장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가치를 모임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실현을 하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전 글 <왜 사람들은 휘파람 불면서 출근을 할 수 없을까?>에서 말했듯이 요일마다 다른 회사를 출근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매일 다른 회사를 출근하면, 매일 다른 페르소나를 가질 것이다. 요일마다 다른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으면, 분명히 매일 다른 가치가 충족될 것이다. 그리고 매일 출근하는 회사를 퇴사하는 것과 요일 하나 다니는 회사를 퇴사하는 것의 무게는 다를 것이다.
데뷔 29년 된 유재석이 최근에 MBC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아니, 유산슬이 신인상을 받았다. 의미 있는 현상이다. 유재석의 회사. MBC에서도 유재석의 또 다른 자아를 인정해줬다는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자는 말은 공의 모습과 사의 모습을 구분하자는 뜻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듯이, 사와 다른 사를 구분하고, 공과 다른 공을 구분하는 것이다.
유튜브 하는 공무원들도 많다. 처음에는 말이 많았지만, 결국 국가에서도 유튜브 하는 공무원을 인정해줬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인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첫 번째 키워드가 멀티 페르소나이다.
공과 또 다른 공을 인정해주는 사회분위기가 싹트는 시대다. 하나의 공이 아닌 여러 개의 공을한 페르소나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식을 고민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