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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임왕 KIMU Feb 03. 2020

나는 BTS의 음악이 싫다

보편적인 가치는 없는 가치다.

BTS 그들은 대단하다

다음 검색창에 bts를 치면, 그들이 왜 대단하고 열광을 받는가라는 글이 99프로다. 청년들의 가치를 대변하고,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거대하다는 글들도 매일 꾸준히 생산된다. 하지만 나는 BTS의 음악이 싫다. 


BTS가 왜 싫냐면. BTS 음악은 사랑받는 현시대의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가치와 생각들은 위험하다

특정 주제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았을 때 자신은 보편적인 생각을 채택하고, 자신의 생각이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멜론 top 100


쉬운 예를 들겠다. "너 어떤 음악 좋아해?"라는 질문을 받을 때. "내 취향은 멜론 top 100이야"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취향이 없는 것과 같지 않을까?  물론 다른 다양한 음악들을 들어보고, 나온 결론이 멜론 top 100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인정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멜론 top 100이 취향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보편적인 생각은 어디서 나왔을까?


비보편성을 수용 못하는 사회에서 나왔다. 친구와 대화 중 이야기이다. 상대가 나에게 비보편적인 취향/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취향/사상을 꼭 집어 물어봤지만, 여기서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겠다.)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깊게 생각하기도 무서웠다. 해당 생각을 통해, 보편적이지 않은 취향/사상을 가졌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자. 그로 인해 펼쳐지는 가시밭길을 나는 감당을 할 자신이 없다. 해당 주제에 대한 고민조차 판도라의 상자였다. 깊게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나의 취향/사상은 보편적인 것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영국에서 살았었다. 영국에서는 학창 시절에도 식단을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대체 이건 누가 먹는 거지? 하며 절대 선택하지 않는 음식이 있었다. 알고 보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이었다. 굉장히 놀랐었다. 채식주의자라는 단어도 몰랐었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식단이 초등학교 급식에 나온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온 초등학생은 '채식주의자' 단어조차 몰랐지만, 영국 학생은 급식에서 채식을 선택 할 수 있었다. 


학교 식당은 대량 생산하는 곳이다. 대량생산 대표상품에서도 소수를 위한 선택지가 있기에, 그들은 배식 때 자신의 비보편적인 사상을 꺼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마음 편히 고민할 수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아닌 것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한국에서는 위와 같은 급식을 먹기 싫으면 채식주의자가 못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정상인 인척 하는 비정상인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음악적 취향 또는 자신의 생각.  조금이라도 일반적이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꺼낼 수 있는 모임은 또는 조직이 얼마나 될까?  그들이 납득할만한 보편적인 취향으로 변장해서 답하지 않을까?  그들도 나에게 음악적 취향을 멜론 top 100으로 위장하지 않았을까. 꽉 막힌 조직 회의시간에, 팀장님들 또는 사장님들이 자유롭게 발언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발언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차마 꺼낼 수 없는 것이다. 보편적이지 않은 생각을 꺼낼 수 있나 없냐. 이 한끝의 차이이다. 예측 벗어나는 생각을 수용할 때부터 다양성은 시작된다. 그리고 사회는 건강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글이 있다. 

불매운동을 하는 것: 정상

불매운동을 안 하는 것: 정상.

불매운동을 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 비정상

불매운동을 안 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 비정상


나는 bts가 싫지 않다. 내가 bts가 싫다고 했을 때 욕하는 사회가 싫다. 보편적인 가치를 채택 안 해도 괜찮은 세상이 왔을 때, 우리들은 보편성이라는 변장가면을 하나둘씩 벗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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