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이후 8년 만에 마주한 에펠탑
파리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여운을 가지고 갈 새 없이 다시 휘몰아치는 업무와 시험, 그리고 팀플의 연속에 여운이 사라질까 문득 겁이 났다. 그때 머물던 나의 시선, 감정,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을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글을 쓴다.
이번 여행은 2015년 11월 파리 여행 이후 약 8년 만의 여행이었다. 가기 전까지 "왜 파리야?"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지만, 도착한 그 순간 이유를 알았다.
다시는 파리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한 2015년 11월 13일. 파리 시내 곳곳에서 일어난 테러는 너무나 충격이었다. 오전에 다녀온 곳이었고 조금만 늦었으면 우리에게 일어났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온몸이 덜덜 떨렸다. 게다가 숙소까지 정전되어 깜깜한 곳에 조그만 조명에 의지해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철없던 친구들과 나는 게임을 하며 애써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나의 마음 한편에는 파리는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새겨졌다.
전주 여행 중 들른 독립서점에서 프랑스 영화감독인 에릭로메르의 대본집을 사게 되면서일까,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짬내서 프랑스어 수업을 들었을 때부터였을까,
프랑스에 가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결국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9월 8일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회사에서 생일을 보내기 싫은 마음에 14시간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 9시에 마주한 에펠탑은 눈물 나게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