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사주는 자연에서 왔다.
입추가 지나가고 그 무섭게 몰아치던 태풍도 가라앉은 밤, 서늘 한 밤바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당에 나와 무심히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무수히 반짝이는 별이 보석처럼 빛나고 별똥별 하나가 휙 하는 소리를 내는 듯하며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신비롭다. 입추가 지난 초록의 빛을 털어내는 아로니아 잎이 밤바람에 스치며 한 잎 떨어지는 모습이 계절이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자연의 신비로움이 놀랍다.
보석처럼 빛나는 별이 마치 영혼의 숨결 같다. 사람이 죽어 별이 된다고 하였던가.
사람도 별도 우주도 땅도 하늘도 나무도 흙도 모두가 하나이다.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커다란 자연 앞에는 부처님 가운데 손바닥이나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는 이상기후 현상에 고통을 받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람이 죽고 홍수가 휩쓸고 가는 모습을 인간은 망연자실하며 그저 넋을 놓고 바라만 본다.
그렇게 과학을 신봉하던 사람도 그렇게 신을 따르는 사람도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는 모두 파리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기계문명이 발달하던 19세기말,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거기에는 편협한 인종주의까지 더하여 백인종이라는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하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문명에 대한 환상은 20세기 초에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그렇게 발달된 기계문명으로 만들어진 무기는 인간을 무참히 학살했다. 상상하지도 못한 대학살이 일어났고 바이러스에 의해 퍼진 독감이 전쟁에서 죽은 사람 숫자만큼 사람을 학살했다.
전쟁과 바이러스로 이천만 명 이상이 죽었으면 학살이 아니고 무엇이라고 말할까!
인간의 교만이 만든 살인이었다.
그리고 지금!
산업혁명 시기부터 온실가스를 급속히 만들어낸 인간은 지금 자연의 거대한 복수극에 희생이 될 위기에 서 있다. 인간은 자연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착각했다.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인류는 스스로 파괴시킨 문명을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해야 했다. 산업화는 빠르게 이루어졌고 여기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인간의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았다. 화석 연료와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핵 에너지는 환경을 파괴하기 시작되었다. 이 짧은 기간의 환경오염은 기상이변 현상에 아직 포함되지도 않았다니 과히 공포스럽다.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사주와 자연을 이야기하는데 기계문명이니 산업화니 온실가스니 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주 명리학은 자연 속에 인간의 운명이 함께 한다는 생각에서 인간의 태어난 연월일시를 통해 운명을 알아내는 학문이라는 말을 늘 강조했다.
자연은 모든 생물 무생물을 감싸 안고 계절과 기후가 변화하면서 만물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자연에 인간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대상이 아니다. 바로 자연의 호흡 속에 함께 호흡하는 생물이다.
지금은 자연현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인류의 위대한 정신은 자연을 이야기했다.
인간의 운명은 자연을 벗아나지 못한다. 계절이 변화하 듯 사람도 변한다. 그 자연의 변화에 인간의 생로병사가 함께 한다.
인간은 그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혹자는 기상 이변을 인간의 잘못이 아닌 자연 현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생활 속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마음이 있을까?
자연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다.
자연의 분노가 더 이상 커지게 전에 우리는 자연 앞에 겸손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사주 명리학을 공부하는 자들이 자연을 깊이 호흡하는 이유가 바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놓지 않는 한 자연을 괴롭히는 일도, 자연이 분노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