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미스트처럼 비가 끊임없이 내리던 날이었지만 에드워드는 호퍼는 포기할 수 없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더라, 전시 관람은 친구가 16시 30분으로 예매를 해두었고 멈출 생각 없이 내리는 비가 조금 잠잠해 지길 사무실에서 창 밖만 바라보며 기다렸다.
15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쏟아 내리던 비가 조금씩 잠잠해졌다! 역시 나는 날씨 요정인 게 맞는 것 같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며 전시 관람을 위해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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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지막 문서를 열어보지 말 것을..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메일함을 열었고 '이거만 마무리해야지'가 함정이 되어버렸다. 전시 관림 시간은 16시 30분 시작이었고 친구와는 16시 10분경에 시청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철 도착 예정시간이 19분이란다.. 우선 친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는 사과를 구했다.
약속시간에 늦는 걸 싫어하던 내가 약속시간에 늦어버린 것에 스스로가 싫어졌다.
겨우 도착한 시청역에서 서울시립미술관까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고 겨우 전시 시작 시간에 맞춰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간단히 반가움을 표한 우리는 숨 돌릴 틈 없이 입장을 했다.
* 서울시립미술관 내부는 우산과 음식물(커피 포함)의 반입이 불가하여 우산의 경우 외부 우산 락커함에 우산을 보관하고 입장해야 한다.
전시관은 그가 방문했던 나라를 주제로 해당 나라에서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한 전시관에 들어서면 정면의 하얀 벽에 호퍼의 자화상이 가장 밝은 빛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는 구역이 있는데 자화상의 존재감이 대단하기도 하며, 이게 또 묘한 집중을 하게 만들며 인상 깊게 기억되었다.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 오전 7시라는 작품도 기억에 남았는데 적막하고 고요한 또 깨끗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이번 전시의 제목 <길 위에서>는 전시 기획자의 분명한 의도가 있다. "호퍼가 전시의 섹션인 네 곳의 도시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일구는 여정이고, 나아가 우리가 그 길 위에 서 있는 호퍼를 조우하는 순간이기도 하다."라는 뜻을 담아내며 각 섹션을 구성했다고 한다.
사람에 대한 생각을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이번 전시의 작가에 대해 알아보자!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SSG닷컴의 CF 이미지로 익숙할 것이다.(공유와 공효진이 출연하는 CF)
이렇듯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익숙한 작품의 작가인 에드워드 호퍼는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주의 작가로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조명과 고립된 인물들, 고요하고 철학적인 분위기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에게는 또한 그는 빛에 관한 연구를 깊게 했으며 도시의 공간과 혼자 있는 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면서 현대인의 고독과 분리감을 주소재로 삼았다.
그의 작품 중 하나는 "Nighthawks"이다. 이 작품은 1942년 작품으로, 밤늦게 여는 카페에서 손님들이 차마 주문하지 못한 채 앉아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은 어둠에 비교되는 현실적인 조명과 인물들의 차가움을 현대인의 고독과 사회적 분리에 빗대어 표현했으며, 상상을 유발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어떤 사유로 저 그림 속 손님은 지금 이 시간에 카페를 방문했을까 그런 상상들 말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주로 도시의 건물, 거리, 카페 등 일상적인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참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에 있는 인물들은 일상적이지만 어딘가 고독하고 외로워 보이며 빛을 어떻게 저렇게 잘 표현했을까 싶었다. 작품 속 인물들을 찬찬히 관찰하면서 나 자신의 내면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보게 되고 나는 무엇에 대한 고독함이 있을까 하는 작품에 담긴 감정에 나를 비교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 에드워드 호퍼 전시 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하며 1층 전시관에서만 촬영이 가능했다.
이번 전시는 8월 20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며, 인생에서 한 번쯤은 누군가의 고독을 공감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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