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몬이 Jul 24. 2023

#1. 준비만 했는데 여행을 다녀온 기분

영흥도, 풀빌라비움


6명의 인원이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곳은 많으나, 이동수단과 더불어 날짜와 숙소를 정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모여서 문화생활을 하자고 모여진 친구들이었던 이번 모임에 나는 약간의 욕심을 부렸다. 1박 2일 간단한 여행이라도 다녀오자고 말이다. 그래서 6월부터 밑작업을 들어갔다. 단톡방에서 전시회나 영화 연극과 같은 문화생활이야기가 나오면 여행이야기도 한 번씩 슬쩍 꺼내보며 스며들듯 '여행'이란 키워드에 설레임을 심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번 7월 연극관람 이후의 술자리에서 그 설레임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정이 되면 나는 바로 계획을 하고 추진하는 성격이다. 알다시피 ISTJ의 성격유형으로 이 성향이 70% 정도 차지 하는 것 같으며, 흐지부지 되는 게 싫은 마음이 30%를 차지한 것 같다 특히 이번 여행에 대해서. 그렇게 바로 여행이 가능한 대략적인 일정부터 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정을 정하는 것부터 고비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여름 성수기'..!!

나는 보통 친구들이나 언니들과 여행을 가면 이 여름 성수기를 피한 9월이나 10월로 일정을 먼저 러프하게 잡고, 세부적인 날짜를 추리기 시작해 2안 정도를 정해두고는 물어보는 편이다. 가령 9월 12일부터 2박 3일 혹은 9월 20일부터 2박 3일 일정 중 어떤 일정이 좋으냐고 말이다. 물론, 언니들 업무 일정과 내 업무 일정들에 대략 언제쯤 여유가 생기는지 알고 있는 오래된 관계라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친구들과도 늘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임의 친구들은 다 제각각의 일정과 일들이 있는 모임인지라 이 대략적인 일정을 추리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더욱이 여름성수기를 피하려면 8월은 이른 감이 있는 듯 해 9월 중으로 러프하게 일정을 추렸지만 이직의 계획이 있고 다른 휴가 일정과 겹치는 등으로 여러 번의 투표를 진행 해야했다. 그 결과 9월에서 8월 말 준성수기 일정으로, 주말보다는 평일로 일정이 정해졌다.


첫 번째 일정을 해결했으니 다음 스텝이다! 바로 '목적지' 아니 어쩌면 숙소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여행의 설렘을 스며들듯 심을 때부터 우리의 목적은 정해져 있었다. '물놀이'를 할 수 있으며, '우리끼리 편하게' 놀 수 있는 곳! 그렇게 빠지부터 시작해 바닷가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졌고 '물놀이'+'우리끼리'가 더해져 최종 목적과 숙소는 '풀빌라'로 정해졌다. 더불어 가능한 독채로!


그렇담 이제부터 다음 스텝인 두 번째 숙소 리스트업이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숙소어플들과 각종 포털사이트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가며 대략 19곳 정도를 추렸고, 이 중 1박 2일 일정으로 멀리 이동하지 못함에 거리가 먼 곳은 제외하고서 최종 15곳을 추려냈다.


숙소명과 위치 대략적인 비용과 추가 발생비용 등의 여부를 정리했다. / 14번의 숙소는 인원제한의 사유로 제외



단톡방에 숙소 리스트를 공유하고 우리의 고민은 이때가 가장 절정이었던 것 같다.

숙소는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했으나 단점 중 '벌레'만 아니면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는 단점 들이었기에 우리가 용납못하는 '벌레'와 관련된 리뷰가 많은 숙소를 제외하고 우리는 각자 내 마음의 PICK 숙소 2곳을 투표하기로 했다. 고민은 충분히 할 수 있도록 2일의 여유를 두고 투표를 시작했다.


나는 총 4곳의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첫 번째는 고민 없이 정말 진짜 편하게 놀 수 있을 것 같은 J238 숙소였으며, 두 번째는 조금 이동을 해야 하는 강릉에 위치한 스테이아온 이었다. 작지만 독채 POOL에 숙소는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정갈하고 예쁨에 더불어 깨끗했으며 숙소 외적으로 다음날 주변에 즐길 수 있는 놀거리와 해장을 할 수 있는 먹거리들이 순차적으로 머리속에서 계획이 세워졌음에 쉽사리 포기가 안되었다. 세 번째로는 무아레 였다. 무아레 숙소는 넓은 POOL을 자랑하고 각각의 테마 POOL도 있었으며 숙소 내부가 깔끔해 괜찮게 느껴졌었고, 마지막으로 풀빌라비움, 비움은 POOL은 하나뿐이지만 뭔가 도란도란 놀기 적합 한 곳 같았으며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참 예쁘게 찍히겠다 싶었다.


정말 투표 종료까지 몇 차례 선택을 번복했는지 모르겠다. 끝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최종적으로 2곳을 선택했다. 편하게 놀 수 있는 J238과, 도란도란에 이끌렸던 풀빌라비움이었다. 투표는 공개투표로 진행되었기에 중간중간 현 상황을 볼 수 있었다. 고민이 되는건 다들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투표가 종료되기 전까지 몇 차례 1순위가 바뀌는 걸 지켜보며 다들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최종 결과는 '풀빌라비움'.

6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비움을 선택하며, 독보적이었다.


자 두 번째 숙소까지 해결했으니 이젠 비용산정이다.


준성수기로 숙소 예약이 빨리 마감되는 점으로 숙소가 결정되자마자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숙소 비용을 확인하고 단톡방에 공유를 하고서는 대략적인 1인 비용 산정을 하기 위해 다시 엑셀을 켰다.




숙소는 4인 기준으로 550,000만원이 발생하고 인원 추가 비용이 1인에 50,000원이며 바베큐 이용에 대한 추가 50,000원의 비용이 발생해, 현장에서의 결제금은 총 150,000원으로 숙소에 대한 비용만 700,000원이 었다. 이 비용과 더불어 이동을 해야 하는 차량 렌트비용은 공유 자동차를 이용하기로 했음에 쏘카를 통해 7인승 차로 예약을 했고 4주 전 미리 예약을 진행하는 쿠폰까지 사용을 했지만, 차체가 크다 보니 비용은 229,480원이 발생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음식은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 게 좋을 것 같아 대략적으로 크게 잡고, 자잘한 비용을 더해 1인당 약 25만원의 금액이 발생할 걸로 십시일반 여행 경비를 모았다.


예산(안)을 다시 한번 단톡방에 공유하고는 여행경비 입금을 받았고 비용은 3시간도 안 돼 다 모였다. 여행까지는 아직 한 달 이상이 남았기에 숙소와 차량만 미리 선정해 두고 나머지 경비는 천천히 여행 5일 전까지만 입금 달라고 말했지만 빨랐다. 너무 좋더라 빨리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말이다.


'여행'에 일단 내가 많이 설렌 것 같다. 주변에 어떤 즐길거리가 있는지 해장이나 먹거리는 뭐가 있는지 일하는 틈틈이 찾아보며 정리를 해두었다. 물론 구매리스트까지 소소하게 작성해 두었고, 준비만 했는데 이미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질렸다거나 실증이 났다는 뜻은 아니다. 나에겐 이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매우 즐기고 있다.



기대된다. 친구들과 우르르 가는 여행도 물놀이도 마실 술(?)도..ㅎㅎㅎ

그러니 어서 빨리 8월이 왔으면 싶다.





작가의 이전글 '메디아 온 미디어' 신화 속 비극, 아트가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