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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이 May 20. 2024

합천 한 달 살기 청와대세트장에서 대통령이 되어봤다

간접경험 1960년대

�청와대세트장에서 대통령이 되어봤다.

숙소 바로 옆이 청와대세트장이었다. 걸어서 5분 정도로 무척 가까워 청와대세트장부터 구경하러 나섰다.



세트장이라고 하기엔 몇몇 장소는 정말 정교하게 디테일했다.



영상을 통해 현재와 미래에 대해 몽환적이게 표현한 구역도 있었고 뉴스에서 많이 보던 기자회견장과 대통령 집무실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폿들이 구석구석 많았지만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조금 아쉬운감이 없지 않았다.


청와대세트장을 금방 구경하고 나온 우리는 바로 영상테마파크로 발길을 돌렸다.

숙소 인근이지만 빠르게 이동하고자 차로 이동했고 주차장에 마침 자리가 비어 기다림 없이 주차를 하고 입장을 했다.



영상테마파크는 기대와 같이 입구에서부터 196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너무 흥미롭고 재미난 구간들이 많았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의 건물과 거리들은 물론이고 옛시대의 거리분위기는 간접적으로 그 시대를 느낄 만한 요소들이 즐비해 새로운 감정들이 생기기도 했다. 더불어 조금 아쉬웠던 점은 세트장이지만 조금은 관리를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여기저기 허물어지고 했던 부분들이 계속 눈에 띄어서 더욱 그런 아쉬움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옛 동네와 옛날 건물들 사이 골목길을 걸으며 엄마도 이런 시대를 아냐고 물었고 엄마 역시 어렸을 적 동네 분위기와 비슷하다며 신기해하시곤 이곳저곳 문도 열어보시고 구석구석 감상하시는 모습에 방긋 웃음이 났었다.


영상테마파크는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컸고 한참을 걸어 다니며 식전 배를 한껏 고프게 할 수 있었다.

슬 배도고 팠고 폐장시간도 다 돼서 배가 고프실 엄마와 이모를 위해 나는 빠르게 인근 식당을 검색했다.

하지만 관광지라는 기대와는 달리 인근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었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검색되는 '대식한우명가'를 찾아갔다.


사람들의 마음이 다들 비슷한가 보다. 식당엘 가니 좀 전까지 관광지에서 마주쳤던 사람들 대부분이 해당식당에 있거나 해당 식당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또 웃음 포인트를 하나 찾으며 우리는 한우버섯전골을 주문해 먹었다.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였다. 


상차림 10의 9는 한우모둠구이를 주문해 먹는데 우리 테이블만 특이하게 한우버섯전골이 나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으며 혹시나 맛이 없으면 어쩌지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국물 첫 술을 뜨는데 성공적이었다. 간이 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는 것이 밥 위에 올려 슥슥 비벼 먹으면 밥 두 공기도 뚝딱 일 정도였다. 물론 오랜 시간 걸었기에 배가 고팠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무섭지만 무섭지 않은

배 부르게 밥을 먹었으니 이제는 뭐다? 산책이다! 마침 우리의 숙소는 관광객들 퇴장 후 일반 관광객은 들어올 수 없게 철문으로 막혀 있는 안쪽공간에 위치하고 있어 아주 느긋하고 유유자적하고 조용하게 청와대세트장과 그 앞 정원 그리고 온실 등지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시간은 19시가 막 되고 있는 참이었다. 



보통 산속의 시간은 빨리 간다고들 하는데 예전 같으면 "음~ 그렇구나~" 했을게 이번만큼은 남일처럼 그렇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내 눈앞에서 해가 떨어지고 땅거미가 빠르게 지는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엄마와 이모 그리고 나까지 세 명이서 핸드폰 불빛하나에 의지하며 산책을 하려니 살짝 무서움이 돌기 시작했고 더 어두워져 해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다행히 숙소로 향하는 도중 가로등 불빛이 구간구간별로 켜지긴 했지만 그래도 산 속이란 점은 바뀌지 않으니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그 넓은 숙소에 숙박객이 우리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말 우리밖에 없었다. 우비정 숙소를 예약할 때 우비정은 방음이 취약하다고 명시가 되어있을 정도였고 후기엔 대부분 방음취약이 가장 힘들었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지금 여기엔 우리밖에 없으니 방음은 걱정 안 되었지만 새삼 다른 게 걱정되었다.

그것은 바로 숙소를 관리하시는 분들도 다들 퇴근을 하셨는지.. 그 넓은 숙소와 산속 공간에 우리밖에 없다는 게 조금 걱정이 되긴 했었다.(보통 프런트 등에 관리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곳은 없었다.)

휑한 숙소에 우리만 덩그러니 있자니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는 이내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날 좀 많이 돌아다녔던 것이 엄마에겐 힘든 스케줄이었다보다.

여행 중엔 별 내색 없으셔서 몰랐었고 눈치조차 못 챘는데 씻고 나오신 엄마가 힘들었다고 내겐 안 들리게 이모와 소곤소곤 말씀하시는 걸 듣곤 '스케줄 조절을 조금 더 신경 쓸걸', '엄마 체력과 나이를 좀 더 생각할걸' 하는 후회와 미안한 마음이 몰려왔다. 


그래 쉬엄쉬엄 편하고 힐링하자고 시작했던 여행에 뭘 그렇게 까지 '꼭 무조건 다 보고 가야 해'라는 마음이 생겼나 모르겠다. 내일부턴 조금 더 엄마를 챙기는 여행이 될 수 있게 한 탬포 쉬며 즐기고자 마음먹고는 이내 골아떨어졌다.

.

.

.

7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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