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삶
백수의 삶은 편안하면서 고단하다. 백수가 되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 침대 위에서 뒹굴러도 되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공원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해도 되고, 남들 지친 몸을 이끌고 지옥철 속에서 힘들게 퇴근하는 시간에 카페에서 유유자적 책을 읽어도 되지만, 이 여유는 겉보기식에 불과한 현실임을 말이다. 남들이 보기엔 편안해 보여도, 실제 내 맘속은 불안과 혼란에 쌓여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요즘 내 마음속에서 되뇌는 말이 하나 있다. "멀리 보자. 멀리 보고, 넓게 보자." 가까이서 볼 때는 매섭게 부서지는 파도이지만, 멀리서 보면 그저 작은 물결에 불과한 것처럼. 가까이서 마주할 때는 위협이 될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도 멀리서 넓게 보면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장난감 자동차 같아 보이는 것처럼.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불안과 걱정도 멀리, 넓게 보면 별거 아닌 것일 거야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허락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단단한 마음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으로 치유를 주기 위해.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생각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이 모든 이유가 정답이 되게 만들면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2030 세대가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사실을 뉴스 기사로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남일이 아닌 이야기에 관심이 많이 가게 된다. OECD국가 중 청년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무엇 때문에 마음이 그렇게 아픈 것일까? 불안한 미래, 경제적 어려움, 사회-조직 내에서의 정서적 학대, 열등감 등 때문일까.
평범한 백수인 나의 이야기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삶을 살아낼 소망으로 꽃 피워지길 바라며. 내가 준비하는 모든 것들도 이 목적을 위해 준비되길 바라며. 오늘은 나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허락된 이유를 이 주제에서 찾아본다. (콘텐츠로, 비즈니스로 풀어보려고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느 정도의 솔직함으로 이 주제를 다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너무 크다. 솔직하다가 자칫하면 너무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솔직함 없이 다루다 보면 진정성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고민도 잊지 않기 위해 여기에 적어둔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경제적 어려움 없이,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오늘의 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