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수 Apr 28. 2024

듄, 범죄도시, 테무의 공통점

feat. 눈물의 여왕

듄 1은 오랜만에 보는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사실은 원작소설이 스타워즈보다 빠르니 너무 늦게 당도한 셈이다. 언제까지 기다리나 했던 듄 2는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챗GPT가 일자리 뺏는다고 시위하는 통에 더 늦어졌다. 메시아는 원래 그렇게 나타나나 보다. 우리 주인공 님은 굳이 싫다는데 방법이 없다니 메시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아주 잘 해낸다. 황제의 대리인과 챙챙 칼 싸움해서 아슬아슬하게 이겨주고 황제를 무릎 꿇리고 정략결혼을 끌어내고 (애인은 분통 터져 휭 날아가버리지만) 대우주전쟁의 서막을 연다. 언제나 맛있는 삼겹살 같은 스토리다. 어쨌든 속내는 자원 쟁탈전이다.


범죄도시 4가 최근 개봉했다. 아직 보진 않았다. 아무리 늦장을 부려도 뭐 없나 IPTV 채널 버튼을 누르다가 오호라 한방, 하면서 볼 것이 틀림없지만, 이미 본 것만 같다. 예고편의 사이사이가 훤하다. 어쨌든 마동석이 나쁜 놈을 (매번) 캬 소리 나게 혼내주고 우리는 아드레날린을 선사받는다.


그 마동석이 알리 익스프레스 광고를 한다. 동네 커피집 테이블에 놓인 조화를 구글로 이미지 검색해서 타고 들어가 비슷하게 생긴 꽃을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더랬다. 요즘은 테무, 테무 하길래 어떤 회사인가 했더니 핀둬둬의 해외 버전이다. 핀둬둬는 중국 사용자수에서 이미 알리를 앞질렀었다. 부자들 도시 말고 중소 도시나 농촌에 저가로 파고들어서다. 이게 해외에서도 통하고 있다. 입점 업체들에게 납품가격을 누르고 민원에는 감당 못할 만큼 벌금을 매겨도 테무에 물건 넣겠다는 업체는 넘친다. 뽀모도로 방식('25분 집중하고 5분 쉬고'를 네 차례 반복하는 방식)을 앱으로 해보니 실감이 안 나서 25분짜리 모래시계를 살 요량으로 테무에 들어갔다. 마땅한 제품이 없어서 결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골라 주문하긴 했다. 네이버 쇼핑에서 약 만오천 원 하는 동일 물건이 삼천오백 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그것도 배송비 포함해서다. 네이버 주가가 오르나 하다가 꺾인 이유다. (참고로 저는 네이버 주주. 팔 생각은 없지만 우울하다.) 테무나 알리나 철학은 확고하다. 누구나 싼 걸 좋아한다.


가 한 말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인간은 너무 새로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하던 걸 인터넷에서 하고 싶을 뿐이다.' 메타버스도 그렇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시라.) 유명 유튜버, 파워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은 여행하고 사진 찍고 먹고 춤추고 노래하고 투자한다.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누구나 좋아하는 걸 조금 다르게 꾸준히 생산한다.


'눈물의 여왕' 작명도, 알콩 달콩도, 못된 놈의 질투도, 돈 욕심도, 이쁘면 기억상실에, 잘 생기면 교통사고도, 너무너무너무너무 익숙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님들이 온갖 방해에도 행복할 것이 틀림없지만, 오늘 밤 마지막 회를 본방 사수할 예정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