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교육 과정 중에 영향력에 대한 강의가 있다. 상향(상사 쪽)과 하향(후배 쪽) 영향력이 버전 1이었고 측면 영향력(동료 쪽)이 더해진 게 버전 2다. 버전 2를 시강(시험강의)한 분이 뭔가 밋밋하다고 느꼈나 보다. 그러면, '밉지 않은 사람' 어때요? 옆에 있던 다른 동료분이 그거 좋네요 거든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한 이 팀장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일을 맡기면 회사 전체를 뒤져 필요한 사람을 엮는 데에 귀재였다. 직책 불문이다. 잘 듣고 잘 설득하고 잘 쪼았다. 호소와 압박과 능글맞음의 조화다. 내가 보드판에 잔머리를 굴려놓으면 기똥차게 실행했다. 물론 남을 시켜서. 그런데 적이 없었다(아예 없진 않지만).
일잘러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과 사람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일에 중심 둔 사람이 빨리 임원이 되지만 밉지 않은 사람은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