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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May 16. 2022

완전무결한 관계를 원하지 말라

나 조차도 불완전한 인간이니

특히 사람관계에서 매우 민감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나는, 나와 비슷한 생각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그것이 티비에 나오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연예인의 이야기 이더라도.


챙겨보는 티비프로그램이 거의 없는데 매주 챙겨보는 프로가 하나 있다. 채널A에서 하는 금쪽상담소. 심리에 관심이 많다는 INFJ(구 INTP)인 나는 인간에 대한 분석, 성격, 심리 등을 다루는 책이나 유튜브를 즐겨 보는데 저번주 출연자였던 모 여자 연예인은 소름 돋을 정도로 나의 고민과 상황까지 똑같았다.


고민 중 하나는 결혼 후 가장 많이 받는 2세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구토 등 신체화 증상까지 나타난다는 것이었는데. 나이가 적지 않으니 주위에서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주제지만 아직 구체적인 2세 계획이 없고 엄마가 될 준비가 안되어있는데 그러한 질문을 받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였으면 몸이 신호를 보낼까 생각했다. 


나 또한 그러한 질문을 받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까지 생각 할 정도로 굉장히 불쾌 해 진다. 계획 정도를 가볍게 묻는 것을 넘어 선 결혼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아직 소식이 없는지 물어보는 지인이 있었다. 물론, 물어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리 무겁지 않게 던진 질문일 수도 있고 새로운 화제거리를 만들려고 한 걸수도 있지만 (실제로 오은영 선생님 또한 신혼부부에게 아이 소식 있어?라는 질문은 안녕, 잘 지냈어? 가벼운 인삿말 정도 라고 하며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말이며, 세상에는 통용되는 말이 있고 그 통용어에 너무 심각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한다), 말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를 하고 예민해 지는 내 입장에서는 그러한 말들이 반 강제적으로 저장된다. 아주 가까운 사이도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레 나온 이야기에, 아이를 가져야 되나 말아야되나 부터 시작해 나에게 아이란 무슨 의미인가 등의 의미부여를 한다는 것도 나와 비슷했다. 

 밥 한번 먹자 라는 말도 실제로 지키지 못할 까봐 하지 못한다는 점은 나보다 더 피곤한 성격이긴 했지만.


주변인이 동물을 학대 했다거나 모르는 사람이라도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을 때 그 상황에서 본인이 하고싶은 말을 못하고 집에 와서 끙끙 앓는다고도 했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오은영 선생님은 '지나친 정직함'과 '융통성이 없다'고 하며 사는 게 참 힘들겠다고 했다.
'정직함'은 좋은 것이지만 지나치다는 것.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받아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려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다양한 카드를 그때그때 내놓는 걸 배워야 한다.

또 하나는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잘 서있지 않다는 것.
아이 계획이 대표적인 예 라며, 종은 소식 없냐는 가벼운 질문에 떨리고 심각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나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해야 하는 면에 단단하지 못한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우려와 나중에 가서 마음이 바뀔 수도 있는 문제이니나의 생각에 대해 당당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고 그럴 수록 상대방은 본인의 의견을 더 강하게 관철했다. 뭔가 대화 경쟁에서 패배를 한 기분이었다. 내 생각이 이러이러하다면 그게 맞는것인데, 왜 상대의 생각의 기준까지 고려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결점 없는 완벽한 인간'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완벽한 인간은 없고, 그 결점이 크거나 절대 어기면 안되는 도리를 어기면 안되겠지만 소소한 미숙함은 다 있다는 것. 상대를 결점없는 인간으로 기준으로 놓고 보면 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보이고, 사소한 것이 단서가 되면 오랫동안 유지한 관계가 흔들리게 되며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여기서 벗어나려면 그 사람과 덜 만나는 방법밖에 없다. 

자극에는 좋은 자극도 있지만 마음에 안드는 자극도 있는데 그런 안좋은 자극에 흔들리게 된다면 사람 자체가 두려워 진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언행에 쉽게 상처를 받는다. 타인의 비난이나 공격에 취약하다. 타인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나에게 하는 말인가 할 정도로 똑같다. 인간관계에서 사람에게 너무 완벽함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나 또한 상대방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 아닐 수 도 있는데 왜 상대방은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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