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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Jul 10. 2022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

불행하지 않은 직장생활에 대해

6년 넘게 한 직장에 다니면서 비로소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 직장생활 이외에도 별다른 일 없이 지내고 있는 나는 딱히 특별하게 좋은 일도 없지만 나쁜 일도 없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있다.

이직하고 첫 출근을 했을 때 부터 받은 정신적인 고통은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내 생활 전반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었지만 어렵게 입사한 회사라는 이유로 억지로 참으면서 다닌게 3년 정도였다. 당시 나는 경력이 2년뿐이었고 큰 규모의 회사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첫 직장과 너무 다른 분위기에 '아, 큰 규모의 회사 분위기는 다 이렇게 수직적이겠지, 상사의 대부분은 저런 스타일일거야'라며 버티고 또 버텼다. 

그도 그럴것이, 좀 더 나은 환경과 연봉을 받으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전 직장을 다닐 때 부터 이직 시도를 했었고, 나에게는 '직장=나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알만한 회사에 다닌다는 것은 내 자존감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돌아보면 그때는 어린 나이도 아니었지만 너무 몰라도 너무 몰랐던 나는 지금 돌아가면 당장 퇴사를 했을 것이다. 

최악이었던 첫 팀을 거쳐 옮겼던 두번째 팀에서는 팀장이 정말 독특한 사람이었고, 모두가 그를 싫어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첫번째 팀장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나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잘 지냈다. 그리고 작년이맘때 쯤 옮긴 지금 팀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 요즘은 마음이 정말 편하다. 

이유는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팀장은 내가 한 작업에 대해 작은 코멘트 조차 잘 하지 않고 (조언을 많이 받고자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팀원들 모두 모르는 것에 대해 잘 도와준다. 점심시간 이외에는 다들 본인의 일에만 집중하고 대화할 때에는 낮은 톤의 목소리를 유지한다. 언젠가 서로의 MBTI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앞 두자리가 IN으로 동일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나이는 다양하지만 특별히 튀는 사람 없이 비슷한 결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참 행운이다. 

직장을 선택하고 직무를 선택하는 일은 내 의지로 할 수 있지만 직장에서 어떠한 사람들과 일하게 될지는 내 영역을 벗어난 일이라 운이 없으면 내가 겪었던 최악의 상사같은 사람과도 일할 수 있고 그것은 퇴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6년간 지금 회사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연봉과 네임밸류를 지키기 위해 나라는 존재를 망쳐가면서 까지 버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모멸감과 공격을 당했던 일은 꽤나 내 인생에서 잘 지워지지 않고 성격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하며, 인간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좋은 사람들과 일하며 그동안 다쳤던 내 마음이 점점 치유되고 있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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