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이엄마 Nov 02. 2023

습관에 대한 단상

챕터1. 일기쓰기와 독서


익힐 습, 익숙할 관.

여러번 되풀이함으로써 저절로 익고 굳어진 행동.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감각을 잃고 하기 싫어지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나의 몸과 마음에는 좋은 습관들이 있다.

고양이들 아침 간식 챙기기, 아침 공복에 물 한잔, 유산균 챙겨먹기, 따뜻한 차 마시기, 일기쓰기, 독서, 운동, 아침 챙겨먹기(바나나 스무디), 이불 개기, 집안 환기, 분무기 뿌리며 식물들 살피기, 집밥챙겨먹기, 밑반찬 만들기, 출근 전 커피 내려서 텀블러에 담기 등등이 그것이다.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이고, 루틴은 의식의 영역이라고 한다. 위에 나열한 행동들 중 몇 개는 습관의 영역이고, 몇 개는 루틴의 영역에, 몇몇은 여전히 루틴 만들기 진행 중이다.


습관을 만들 때 조심해야 할 것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절대 조급해하면 안된다는 것.

두번째는 절대 무리하지 말 것.

처음에는 조급했고, 무리했다. 뭐든 빨리 습관을 만들고 싶었고,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이 만고의 진리를 알면서도 이 지혜롭지 못한 욕심쟁이는 계속 실패했다. 스트레스만 더 가중됐다. 나를 위해 만드는 습관인데, 왜 이렇게 하고 있지?

즐겁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전략으로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아침 일과를 습관화하는데, 꼬박 3년이 걸린 것 같다.

우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는 것.

알람을 맞추지 않고, 전날 술을 아무리 마셔도, 자동으로 눈이 6시 30분에 떠지는 이 습관을 만들기까지 (중간에 실패하고 또다시 도전하고 그 과정을 여러번 반복한 결과) 2년 정도가 걸렸다.

아침에 일어나 물과 약을 챙겨먹는 것은 또다시 1년, 출근 전 1시간 정도 나만의 시간을 갖는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 역시 2년 걸린 것 같다.

이 시간에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한다. 주말에는 세 가지를 모두 하지만 평일에는 대체로 일어났을 때의 컨디션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한다.


일기쓰기의 경우, 2년 전 회사를 옮기고나서 생긴 습관이다. 마음이 복잡해고 불안해질 때가 많아서 쓰기 시작했다. 그럴 때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해보면 좀 나아진다는 조언을 듣고 해보았는데 실제로 막연한 불안이 많이 사라졌다. 이 역시도 매일매일 쓰고자 했던 적도 있었고, 감사일기도 좋다고 해서 두 개의 일기장을 써본적도 있었으나, 이 역시 모두 욕심이었다.

현재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쓰고 있다. 갑자기 이유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때,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서, 혹은 아주 컨디션이 좋아 그 기분을 만끽하고 싶을 때 쓴다. 일주일에 3번 정도 쓴다.


독서는 사실 내가 가장 먼저 습관을 들인, 내가 성인이 된 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다. 나는 사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책을 잘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대학교 2학년 때, 일주일에 책 한권을 읽고 토론을 하는 소규모 강의를 수강했고, 그 덕에 6개월 간 반 강제적으로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습관이 됐다. 다행히 강의도 재미있었다.

그 이후 졸업을 하고 취업 때까지 그 수업 때 만났던 친구들과 계속 독서토론 모임을 지속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일이 바빠지면서 한 달에 한 권 읽기도 힘들어졌을 때, 이러면 안돼! 라는 생각에 아침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살게 되기까지, 거의 10년 걸린 셈이다.   



*챕터2 에서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