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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Nov 28. 2024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깊은 회의감과 절망감에 빠져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살면서 여러 번 슬럼프를 겪었지만 그때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내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회사, 친구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려고 애를 쓰다 보니 나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부터 세운 목표는 하나다. '행복하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처럼 남의 시선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산다면 더더욱 늪에 빠진 것처럼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는 나답게 살기 위한 가이드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개념은 바로 '스키마(Schema)'였다. 저자는 스키마가 우리 마음속의 렌즈와 같다고 말했다. 이 렌즈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스키마를 통해 세상을 삐뚤어지게 바라보고, 그게 맞는 것처럼 행동하고 그로 인한 감정만 느끼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키마를 인식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 책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우리가 타인의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4가지 주요 스키마를 제시했다. 바로 ‘자기희생’, ‘엄격한 기준’, ‘무능/의존’, ‘정서적 결핍’이다. 이 스키마들은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와 갈등의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에게 맞게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올해가 저물어가는 11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자기희생 스키마'가 내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나 역시 타인의 바람이나 기대에 너무 나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해 온 듯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 내가 바라는 것들을 계속해서 뒤로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 때로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워서 내 시간을 쪼개가며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하다 정작 내 건 하지 못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내 감정을 표현하고 나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는 것만큼 사실 다른 사람은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걸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다시는 타인의 시선에 기대어 살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스키마를 인식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는 또 DESC 대화법'을 비롯해 '만족도 예상표' 등을 제공해 내가 가진 스키마를 수정하고, 보다 자신감 있게 타인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했다. DESC 대화법은 ‘상황을 묘사하고, 내 감정을 표현하며, 구체적인 요구를 하고, 그로 인한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를 통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는 내 입장을 명확히 하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건강한 경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한 안내서이다. 중요한 점은 내 안에 있는 스키마를 인식하고, 그것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후에는 내 스키마를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 패턴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드린다. 특히 타인의 기대에 휘둘려 살고 있거나, 자신의 경계를 설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은 사람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 출처: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67589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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