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별일기 Apr 11. 2021

창업 여행 중에 만난 유튜브양과 사랑에 빠지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푸르스트-

발 길이 닿는 곳마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집 앞 산책이라고 나가고 싶어지고, 그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도 괜스레 보고 싶어진다. 어릴 적 읽은 햇님과 나그네 동화 책에서 강한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더 여미게 하고 뜨거운 햇빛은 나그네 옷을 자동으로 벗게 해 바람과의 내기에서 햇님이 이겼던 것 처럼 따뜻한 햇살은 저절로 나를 밖으로 나가게 하는 동기가 되어준다.  결국 봄 햇살에게 패배한 나는 핸드폰을 들었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간단한 안부를 묻고 약속을 잡았다.



"우리 오빠는 여행 계획이 너무 타이트 해"


여자 둘이 오랜만에 만나면 으레 그렇듯 자기 집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날은 친구의 남편 여행 스타일 이야기가 주제였다. 친구 남편은 여수를 간다고 여행지가 정해지면 "여수 가볼만한 곳" 리스트를 정하고 모든 명소를 빠짐 없이 방문하여 사랑하는 딸 둘과 아내와 함께 가족 사진을 찍는 여행을 즐겨한다고 했다.친구 말에 의하면 그래서 딸 둘과 사랑하는 아내가 조금 지칠 떄가 많다고 한다.


"오빠, 나 출출한데 혹시 오빠 스케쥴표에 우리 간식 먹는 건 없을까?" 라고 웃으며 농담한 내 친구에게 남편도 본인의 여행 스케쥴이 겸연쩍었는지 웃으며 "응 안 넣었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웃프지만 귀여운 부부의 일상 모습 이야기였다.


가보지 못한 명소를 가서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게 나쁘다 할 수는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만족을 가져다 줄 여행관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여행의 의미"이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경험하면서 설렘이란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고도 하고,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구나 깨닫는 인식의 지평을 위해서 가는 게 아닐까?


이런 이유로 수많은 청년들이 돈도 안 되는 그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이 닿자 친구의 남편은 여행보다 관광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파리에 여행을 가서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으셨다는 분의 인터뷰 내용을 보게 되었다. 엠씨는 왜 가지 않으셨어요? 라고 묻자 그분의 답변은 "파리 일상 풍경이 예술 아닐까요?" 라는 답변을 하였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앱 창업"도 여행이 아닐까 싶었다. 

월 천만원 벌기, 하루 2시간으로 몇 백만은 벌기 이런 식의 접근이였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버틸 이유가 없으니깐.. 하지만 나는 앱 창업 여행 중에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도전들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것과 다른 시야가 생겼고 즐거움도 생겼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유튜브이다.



앱 홍보를 목적으로 시작한 브이로그형식의 유튜브를 시작한 지는 이제 두달이 다 되어간다. 유튜브 업로드 과정을 대략 이야기 하자면 일요일에는 대충 무엇을 컨텐츠로 올릴 것인지 기획해야하고 월요일부터 틈틈히 촬영을 해서 금토일은 편집하고 썸네일을 만든다. 그 중 내가 택한 브이로그 형식은 유튜버 사이에서도 시간투자가 많이 걸린다고 꺼려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두 달 정도 운영해 본 결과 구독자는 지인 기반의 21명이 전부이고 조회수는 30회 미만을 웃돌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 주 이와같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유튜브 영상을 한 주도 빠짐없이 업로드 하고 있다. 목적지는 앱 홍보였으나 하고 보니 목적은 없어지고 “재미” 만 남게 되었고 그런 이유로 구독자 수 조회수가 아닌 그저 이 활동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 왜 살아야 하는 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다”
니체


앱 창업을 하는 이유, 즉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나는 아마 수익 앞에서 포기라는 길을 선택했을 지 모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남는 창업의 목표는 “재미”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양을 만나게 주선해 준 게 내 앱 창업이니깐.

내 창업의 미래에는 또 어떤 재미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겠다. 물론 재미 뒤에 고통도 따라 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뭐, 기꺼이 받아드려야 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오늘도 화이팅!



.


매거진의 이전글 광고가 돈이 되는 세상에 온라인 건물 세우기 대 작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