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이 May 09. 2022

사장님 마음속에 저장

뇌리에 각인시킬 아웃풋 이미지가 9할.


“사장님께서 이 책자 주시던데요.”


미팅을 다녀왔더니

책상에 웬 회사소개서가 놓여 있습니다.


“법제상 의무 고용해야 되는 직군의

고용/관리를 대신해주고 수수료 받는 회사더라구요.”


후배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장님께 문자가 옵니다.


[각 사업법인에서

OOO직군의 의무 고용 미달에 대해

당국에 부담금을 낸다고 들었습니다.

드린 책자를 참고하셔서

효율적인 방안은 없을지 검토 바랍니다.]


아하.

벌금(부담금) 내는 게 낫냐, 외주 비용 내는 게 낫냐.


롸저 댓.




1. 헤아립니다,

상사의 진짜 의중을.


순수하게 검토하란 걸까,
잠정적 답(외주를 쓰라는 의중)이 있는 걸까.


사장님이 문자로

“… 부담금을 낸다고 들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부담금에 대해 처음 들으신 거죠.

저 회사가 인맥을 타고 사장님께 영업했을 확률 99.9%.

‘각 계열사들에서 이렇게 눈먼 비용 나가는 걸

알고 계셨냐’며 문제의식을 고취했겠지만,

영업 화술은 노노. 휘둘릴 분 아닙니다.

외주를 주면 정말 비용절감이 되는지 궁금하신 겁니다.


결론. 순수한 검토 건입니다.

계산만 잘하면 짧게 끝날 일 같습니다.


잠깐 해당 법령에 대해 스터디를 좀 해본 후,



2. 바로 그려봅니다,

아웃풋 이미지.


상사는 부수적으로 생겨난 돌발 사안에 대해

본인의 판단 시간을 줄여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을 시켰습니다.


이런 스팟성 과제

보고서에 검토결과가 애매하게 표현되면 안 됩니다. 

또한 장황하게 다뤄서도 안 됩니다.

가령, 먼저 이 제도의 개요를 다루고

우리가 얼마나 고용을 하고 있으며 등등은 노노.


사장님은 지금 비용이 궁금하니

인원수는 참고로만 밑에 넣고

비용을 전면에 부각해야 합니다.


향후 검토 결과,

옵션(벌금 vs. 외주비용) 간 비용 차이가 크다면

사장님 마음속에

이게 낫다 / 저게 낫다

명확히 각인시켜드리는 게 낫습니다.

언어, 숫자, 표, 차트

어떤 형태를 취하든 피보고자가 읽고 난 후,

'하라는 거구나' '하지 말라는 거구나'

를 알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셉션마냥

사장님 마음속에 각인시킬 프레임

먼저 노트에 끄적여봅니다.

다른 말로, 아웃풋 이미지를 구상합니다.


이르케… 이르케… 이런 느낌? ... 끄적끄적

수치는 가설적 / 악필이라 수치스러움


사장님은 이 제도에 대해 잘 모르십니다.

비교 결과도 중요하지만,

당최 얼마의 벌금이 부과되는지

고용이라는 방법 외 벌금을 피하거나

경감시킬 여지가 없는지 등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단에는

[금액의 흐름이 설명될 수 있는 차트]를 통해

감면액이라는 게 있다는 점과

옵션 간 비교 결과를 보여주고,

하단에는 고용 현황을 표로 간단히 정리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구상하고 시작하더라도

실제 쓰다 보면 디테일은 바뀝니다만,

모르는 사람이 이 한 장을 읽어본 후

어떤 메시지가 남을지

…를 계속 생각하며 바꿉니다.



3. 끝으로, 치성을 드립니다,

실제 데이터가 이러기를.


코딩의 마지막 단계. jpg


각 사업법인에 요청한

고용, 납입액 데이터를 기다리는 마음은

마치 저 짤방과도 같습니다.


고용 미달인원이 대체 몇 명인지,

그들에 대해

{우리에게서 나가는 벌금 Sum} vs.

{외주업체 조건에 맞춰 시뮬레이션 한 비용}

이 둘 간에 격차가 심하게 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벌금이 크든 외주비용이 크든 격차가 커야만

생각해둔 아웃풋 이미지가 의미가 있습니다.


차트를 쓴다는 것은

도형의 {크다 작다} 통해

숫자의 {많다 적다}

직관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함이니까요.


막상 데이터를 취합해서 봤더니 차이가 크지 않다면

제3의 방안을 찾아봐야 합니다.

외주를 혼합해서 고용할 수 있는

직무가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등.

검토사항이 많아지겠지요.


———


인사기획자 본업

(이 어딨겠냐마는 어쨌든 본업)은

인사제도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빈도수로 보면

이런 스팟성 검토 과제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검토 과제를 대하는 기획자의 자세?

랄까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주제 역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스팟성 과제를 하면서 제가 느낀 점들도

간간이 써볼까 합니다.


[요약]
상사로부터 검토과제를 받으면,

1. 의중을 헤아린다. 원하시는 답이 있는지
2. 바로 그려본다. 각인시킬 아웃풋 이미지를
   ☞ 때로는 이게 9할
3. 치성을 드린다. 생각대로 데이터가 뽑히기를

데이터가 생각과 다르면 제3안 찾기(고생 시작)




매거진의 이전글 보고서 십계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