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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nislaus Oct 18. 2019

블루헤븐국 세제사 4장. 정치제도의 변화

3-1. 대표 없이 세금 없다

블루헤븐의 1대 황제가 밤낮없는 격무 끝에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민들의 깊은 애도 속에서 황제의 장남이 뒤를 이어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다. 새 황제는 아버지와 달리 사치가 심했고 욕심 또한 많았다. 그런 성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새 황제가 블루헤븐의 영광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나날이 세가 확장되는 블루헤븐에 법제도가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초기 공동체에도 법이 존재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때는 인구와 영토가 늘어나기 전이었고 지금처럼 복잡한 경제활동이 없었던 터라 법에 많은 내용을 담지 않았다.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열 가지 사항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초기의 법률 수준으로는 블루헤븐의 안녕과 발전을 도모할 수 없었다. 그런 까닭에 필연적으로 법제도의 발전이 요구되었다. 


1대 황제는 민회의 의견을 참조하여 법을 제정하여 왔다. 1대 황제가 성군이었던 까닭에 현재까지 이런 식의 법체계는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바가 법에 완벽히 반영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새 황제가 등극하면서 블루헤븐의 법제도의 어두운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황제가 벌이는 대규모 토목사업과 7대강 치수(治水)사업, 그리고 사치스러운 행사는 재정수요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종전의 국고수입으로는 늘어나는 재정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밑바닥을 드러낸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세금을 올리고자 했다. 관부의 관리들과의 회의에서 황제는 토지, 사치품의 소비에 각각 부과되는 단위당 세금을 200% 인상하고, 소득세율은 5%에서 30%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황제의 생각에 관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급격한 세금 인상이 시민들의 저항을 낳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악한 황제의 성격을 아는 관리들은 서로 눈치만 보기 바빴다.


새로운 조세제도가 발표되자 관부에서 예상했던 것과 같이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격앙되었고 이는 곧 폭동으로 이어졌다. 황제는 군대를 동원해서 폭동을 진압하였다. 그러나 폭동은 마른 가뭄의 들불처럼 빠르게 번져 폭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는 점차 늘어갔다. 


< 다음 화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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