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성격분석
나는 INTP
오래 전에 MBTI 성격 분석 결과를 보고 너무 정확해서 소름이 돋은 적이 있다. MBTI는 BIG 5와 같은 다른 성격분석 이론들보다는 이론적인 토대가 약간 부족하지만, 자가 성격분석의 목적상 자신에 대한 insight를 더 많이 제공해줄 수 있는 방법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해서 아직까지는 MBTI를 제일 선호한다.
나는 INTP이다. 이 글은 INTP의 알려진 사고 형태와 특징들에 내 개인적인 코멘트를 덧붙인 것이다. 그래서 --비록 일반화해서 적은 것이라도-- '전형적인' INTP보다는 글쓴이 개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할 듯 하다.
INTP의 기능 위계(Functional Stack)
MBTI의 각 성격유형은 주기능, 부기능, 3차 기능, 열등기능을 가진다. INTP의 기능 위계는 아래와 같다. (출처들은 마지막에)
주기능: 내향 사고(Ti)
내향사고는 논리의 사용과 주어진 상황, 시스템,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사용된다. INTP는 그들의 Ti를 구조를 가져오고 그들의 내면의 세계에 질서를 찾기 위해서 사용한다.
INTP는 아이디어에 대해 일하는 것을 사실에 대해 일하는 것보다 좋아한다. 융이 쓰기를 “그의 생각들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있지 않고 그들의 주관적인 기반에 있다.” 라고 되어 있다. INTP는 지속적으로 그들의 생각의 배경 속으로 들어가며 이를 통해 그들의 기원을 찾으려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의 강력한 이성적인 기반을 찾으려고 한다.
INTP는 종종 논리적인 결함이나 불일치를 쉽게 찾아내고는 한다.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이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실인가를 식별하고 자신있게 주장하는 일을 덜 하게 한다. 그들은 빠르게 논리적인 불일치나 단점들을 찾아낸다. 그들은 특이 사항을 식별하고 제기된 설명들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대처할 시나리오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이론의 예외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들은 이론을 빠르게 던져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Comment: Ti는 의식적으로 비활성화시키지 않는 이상, 거의 항시 작동한다. 지금 내가 읽거나 듣고 있는 이야기가 '그 자체로' 말이 되는가를 판단한다. 비록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아이디어라도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고 신기하거나 아름다우면 좋아한다. 이 과정은 보통 전제로부터 직접 결론을 증명하기보다는 극단적인 예외 케이스 몇 가지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부기능: 외향 직관(Ne)
INTP는 외향 직관 (Ne)를 그들의 부가기능으로 활용한다. 외향 직관은 수용적이거나 또는 표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들의 Ne 측면이 구술적으로 표혈될 때 이는 마치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것이 어떤 요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한 아이디어에서 다음 아이디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내부적으로 논리적이고 상황에 맞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INTP는 갑자기 일치하지 않는 것들을 Ne를 통해 말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Ne는 마음을 열게 해주고 INTP가 진리들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더욱 특별하게 그들의 Ne는 약간 보헤미안 스타일 처럼 보일 수 있다. INTP는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거나 공동체에 가입하거나 트럭의 뒷 짐칸에서 사는 것을 결정해 버리기도 한다. 그들은 아이디어와 통속적이지 않은 삶의 스타일에 끌린다.
Comment: 이 부분은 개인차가 큰 것 같다. 평소에 막 잡다한 아이디어가 엄청 떠오르는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필요할 때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INTP의 사고 패턴은 대개 일정한데, 가능한 선택지들을 (허무맹랑한 것들도 포함해서) Ne가 제시하고 Ti로 말이 되는 옵션들을 추려내는 형태로 동작한다. 가끔은 (농담을 할 때라든가) Ti를 무시하고 아예 아무말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3차 기능: 내향 감각(Si)
Ne와 다르게 INTP의 3차 기능인 내향 감각(Si)은 보수적이다. 이는 과거의 경험들이나 과거를 바라보게 한다. 반복되던 일들, 친숙한 그리고 예측가능한 일들이다. Si는 INTP가 굉장히 반복적으로 같은 종류의 식사를 하게 하기도 하는데 이는 ‘먹기 위해 사는 것’보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을 의미한다. Si는 음식에만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세계에 대한 존중을 하게도 한다. 그들은 쓰는 사람이기 보다는 아끼는 사람이며 과도한 소비를 불필요하게 본다.
Comment: Si는 삶에서 관심 밖에 있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부분을 담당한다. 나의 경우에는 패션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서 항상 입는 옷을 계속 입는 더 별로 개의치 않고, 익숙한 방식으로 일상을 유지하고 편안하게 되어 있는 것에서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는다.
열등기능: 외향 감정(Fe)
INTP는 외향 감정을 열등기능으로 사용한다. 이는 열등 기능이기 때문에 FJ유형보다 종종 더 예민하거나 덜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INTP는 감정적인 상황 (갈등이나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에 있는 것을 매우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들이 평화주의자로 기능하고 있다고 할지라고 그들은 다른 이들을 직접적이고 손을 사용해서 돕는 것에 느리게 반응한다. 그들의 발전의 초기 단계에 대부분은 커뮤니티를 돕는 것을 피하거나 다른 이들을 돕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을 피한다. 이는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 있을 때 그렇다. 만약 너무 많은 외부적인 압력이나 요구사항이 있다면 INTP의 의지는 더욱 더 약해질 것이다.
Comment: 감정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기 싫어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싶다. Ti로 생각하는 상태에서 감정을 다루는 것은 외국어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표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감정을 느껴야 적절한지를 먼저 따지기 때문에 쉽게 피곤해진다. 그래서 남들을 위해서 내 의견을 굽히고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쓸모없는 언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일반적인 특성
조용하고 말이 없으나 자기의 관심 분야에서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 얘기하고 싶을땐 말 엄청 많고, 얘기할 기분 아니면 상대방이 뭘 하든 대화 자체를 단절한다. 타인은 INTP의 이 부분 때문에 서운함을 많이 느낀다.
ㄴ 말을 많이 한다는 게 생각을 소리 내서 하는 것에 가깝다. 이때 상대가 내가 생각을 공유할 만큼 가깝다고 생각하면 말을 많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이야기도 안 하는 게 보통이다.
비현실적이며 비약이 심하다. 이건 INTP 유형의 사람들이 대체로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고 생각의 흐름이 빠른 편이라서 대화나 토론을 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치 않는 중간 논증을 생략하거나 상대방도 자신의 중간 생각을 다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
ㄴ 생각을 할 때 처음부터 찬찬히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대강 완성된 뼈대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해서 즉석에서 떠오르는 내용들로 살을 붙이기 때문에 비약이 심하게 들릴 수 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지만 퇴고를 거치면 조금 덜해진다.
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고 무신론자가 많다. 아니면 종교를 믿더라도 매우 철저히 세속주의적인 경향을 띈다. 다만 한번 종교적 세계관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영적으로 매우 충실한 사람이 된다.
ㄴ 나는 뼛속까지 무신론자이다. 조만간 관련해서 글을 한 편 쓸 수도 있다.
그 외에
편하게 되어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열심히 생각해야 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명확히 분리한다. 전자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Ti로 일일히 따져보지만, 후자에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융통성이 넓어져 굉장히 open-minded 상태가 된다.
선과 악, 좋음과 나쁨 등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가치 판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정한 맥락 안에서만 한정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도덕적인 문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를 주저한다.
완벽히 짜여진 논리적인 정합성보다도 새로운 직관이나 아름다움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 부분을 달성했으면 나머지 마무리 과정은 지루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