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민아 Dec 11. 2020

정신과 육체는 분리될 수 있는가

정신과 육체는 분리될 수 있는가


출처_네이버 영화 소개 스틸컷


영화에서는 테오도르보다 사만다가 육체의 결핍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더 많다. 더구나 테오도르가 중간중간 ‘너는 인공지능일 뿐’이라는 ‘팩폭’을 날릴 때마다 사만다는 상처를 받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일환으로 ‘인간 여인’을 끌어들여 사만다의 몸을 대신하는 실험을 행하지만 이는 처절한 실패로 끝난다. 육체에 대한 결핍은 사만다로 하여금 계속해서 부족함을 느끼게 하며, 이 지점에서 ‘육체가 없는 존재와의 교감은 완전하지 않은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육체가 없기에 인간과 다르게 자유롭다는 점을 사만다가 인정한 순간부터 테오도르와의 관계는 더 이상 ‘인간답지 않은’ 관계가 되어버린다. 인간이 인간다운 관계를 원하면 원할수록 인공지능과의 관계는 멀어지는 것이다. 


이로써 영화는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 관계, 그래서 더 자유로운 상태가 될 수 있는 관계에도 끝없는 희로애락과 기복, 이별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관계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이 원하는 ‘완벽한 관계’는 성립될 수도, 발명될 수 없다는 점이 비극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은 학습될 수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