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션과 피드백의 레벨을 높이고 인지적인 접근이 핵심입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교육업계를 비롯한 사회전반적으로 화두입니다.
이 글은, AI 시대의 테크와 교육의 연결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해오신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보다는 컨셉과 방향, 흐름과 당위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AI 시대의 교육일수록
인터랙션과 피드백의 레벨을 높이고 인지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최신의 기술과 꽉-짜여진 커리큘럼에 대한 환상입니다. 꽉짜여진 커리큘럼을 만들고 나면 학습자들이 그대로 알아서 공부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다릅니다. 교육현장에 계신 분들은 너무나 잘 아시는 대로, 현실에서는 그 커리큘럼에 학습상황을 맞추기 위한 어거지의 노력이 들아갑니다. 오히려 그게 유의미한 학습과 성장을 이어내는데 허들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나치게 꽉 짜여진 커리큘럼은 비현실적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얼개를 그리고 목표와 상황에 씽크를 맞추며 긴밀하게 연결적 행동을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또 효과가 높습니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비선형적 운영과 유연한 접근이 되려 효과를 본다는 경험적 통찰이 필요합니다. 그게 없으면 불안해서 도저히 시도할 수 없는, 과감하고 섬세한 접근입니다.
전통적인 접근은 무언가를 많이 배우게 하고 그걸 총망라해서 프로젝트로 구현하게 합니다. 그러고는 끝나버립니다. 과정을 회고해보거나 조율하거나 섬세히 들여다볼 여지가 없습니다. 나의 고민이 없이 달리기만 하고 기술적 스택을 경험한 것으로 끝나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성장이 많이 생기는 지점은, 무엇을 만들어야 좋은 효과가 나올지, 누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낼 수 있는지와 같이 소위, 비기술적 맥락이라 불리는 것들입니다.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고 그걸 피드백받고, 피드백의 레벨을 올리는 과정에서 많이 성장합니다. 사고의 과정입니다. 이건 단한번의 강의나 특강으로 길러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인지적 역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적 역량은 계기를 제공하고, 무심히 지켜보고, 적시에 개입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성장해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내 상황과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해내는 맥락적 인식과 인지적 해결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교육과정에서 이걸 놓치고, 기술적 인풋과 기술적 아웃풋으로만 치환해서 접근합니다. 기술의 활용은 있지만 그 이상은 없습니다. 고민의 차원이 축소된 단편적인 프로젝트의 결과는 있지만 생각의 흐름과 논리적 당위성은 사라지곤 합니다.
AI 의 발전은 이런 교육의 한계를 정면으로 깨부수게 합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AI 라는 기술적 내용을 커리큘럼에 더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 를 애드-온 하는 것이 아니라 AI 는 우리가 설계한 학습과 만들려는 제품에서 어떤 요소를 부스트하는지, 또 그 부스트는 어떤 접근을 통해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지 고민하고 반영해야만 합니다.
AI as a Object 가 아니라 AI as a booster 로 여기고 학습과 성장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라는 요소를 커리큘럼의 앞과 뒤에 단순하게 붙이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임베딩 요소로 고려해서 촘촘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상당히 많은 교육들이 AI 를 애드-온 하기만 합니다. 저는 이러한 접근들이. AI 를 통한 학습과 성장의 효과적 발현에는 관심이 없는 단편적인 접근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얼마전, 패스트캠퍼스에서 바이브 코딩 강의를 하고 있는 배휘동님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하인드로) 휘동님은 아래의 글에서 바이브 코딩 교육의 3가지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본인의 불편함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하고, 해결하려는 문제를 쪼개거나 변환해야 한다고 오히려 역설합니다.
효과가 좋은 교육과 아닌 교육을 비교했을 때, 좋은 교육일수록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적절하게 제공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AI 라는 도구를 사용하기에 앞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내가 가진 문제해결프로세스에서 어떤 부분을 AI 로 헷지하려고 하는지와 같은 맥락적 접근과 CTA (인지적 작업분석) 와 같은 인지적 분석역량이 오히려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나눈 셈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100%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2015년부터 테크교육 업계에서 부트캠프 프로덕트를 만들어오면서 느끼고 체감한 점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학습하기에 앞서, 그 기술이 타인의 맥락이 아니라 나의 맥락으로 인지되게 하고 그 기술적 레벨업을 통해서 내가 체감해야할 성장의 당위성을 스스로 인지하게 될 때, 훨씬 높은 수준의 학습이 일어나고 그 이후의 성장도 스스로의 설계에 따라 굉장히 주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꾸준히 목격해왔습니다. 또 그런 환경을 지속적으로 설계해왔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의미의 학습과 성장이 나타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학습적으로, 현장적으로 저는, 너무나 잘 압니다.
AI 시대의 교육에서는 인터랙션과 피드백의 루프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며칠전, 김창준님의 트윗에서는 “AI 의 발전으로 개발속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피드백을 (빨리) 받는 일이 더 중요한 병목으로 부상하게 된다” 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AI 가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강의자와 학습자 사이에서, 동료와 동료 사이에서, 멘토와 멘티 사이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전달하고 수용하게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장은 지식의 내용이 유용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면 그걸 수행한 나의 느낌, 태도, 변화의 온도가 더 기억에 남고 나의 행동을 견인하게 하는 훨씬 더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건강한 인터랙션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더 좋은 피드백을 받고 또 좋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고 더 나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겁니다. AI 와의 인터랙션도 마찬가지입니다. AI 가 가져온 답변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피드백을 제공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받아낼 수 있을까 역시 인터랙션의 문제인 셈입니다.
AI 를 제품개발의 요소로 놓게 되면, 설계 > AI > 구현 > 피드백 > 개선의 프로세스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AI 가 오히려 앞뒤의 최전선에 있지 않고 그 앞뒤로 설계와 피드백이라는 요소가 붙는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I 를 통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지? 그걸 통해 우린 뭘 검증할 것인가? 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AI 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게 되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들은 결국 설계라는 요소로 돌아오게 합니다. 난 무엇을 풀려고 하지? 그걸 위해서 어떤 최소단위 제품을 만들면 좋을까? 그 이후의 확장을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할까? 등을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은, 김창준님이 언급한 것처럼 “더 빠른 시간 내에 더 가치 높은 피드백을 받는 가” 가 제품개발의 속도를, 제품개발의 성패를 결정하게 됩니다. 결국은 이러한 인터랙션, 피드백의 루프를 설계해서 피드백의 레벨을 높이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너리합니다. AI 라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헀는데, 기술이 아닌 맥락적 접근에 대해 더욱 생각하고 고려하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AI 를 앞과 뒤에 붙이는 애드-온이 아니라 AI 를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요소로 촘촘히 배치하고 그걸 효과적으로 발현하기 위해서는 (AI 와) 어떻게 인터랙션하고 피드백을 쌓아가야하는지에 대해서 인지적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AI 가,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는 것처럼 “딸깍” 기술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게 정말 좋은지는 잘 모르곘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AI 를 이용해 우리의 개발 프로세스를, 제품개발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프로세스와 사고방식은 어떠한지 뜯어보고 어떤 지점에 AI 가 가장 크리티컬하게 기여할 수 있는지, 또 그걸 위해서는 어떤 접근을 취해야만 하는지를 쪼개고 변환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코드와 구현에만 집중헀던, 과거의 교육에 비해서 더 인지적으로 부하를 발생시키고, 또 일부러라도 부하를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 AI 시대의 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위에서는 이것들을 비기술적 맥락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이것들이야말로 정말 정교한 테크니컬한 접근입니다. 그래야만 맥락적으로 자연스레 구현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좋은 교육일수록 특정 요소를 앞세우기보다는, 총체된 요소들이 학습과 성장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레 체화되고 내재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접근합니다.
이 접근이야말로 AI 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게, 목업이 아닌 제품을 잘 만들 수 있게, 학습과 성장이 잘 발현될 수 있게 돕습니다. 교육의 목적이 AI 를 알게 하는 것이 아닌, AI 를 이용해 뭔가를 잘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이 접근은 더욱 절실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수요와 고민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런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면서도,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무심하게 뜯어볼 수 있는 맥락적/미시적/총체적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게 없다면 단순하게 AI 를 앞과 뒤로 더하는 쉬운 선택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그건 (거시적인) 커리큘럼으로는 가치가 있을 수 있겠으나, 교육적으로는, 실무와 현장의 적용에서는 무가치한 일입니다. 우리의 현장은 언제나 고민과 맥락이 있으니깐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서도 맥락적 접근이 무조건 필요합니다. 그 핵심요소가 인터랙션과 피드백, 인지적 접근입니다.
<참고링크>
https://www.stdy.blog/vibe-coding-session-difficulty-three-reasons/
https://x.com/cjunekim/status/1946511984066961534
https://brunch.co.kr/@youngwungkim/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