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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민희 Nov 26. 2023

나의 끄덕임

나는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하지 않는다.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지켜볼 뿐, 말의 앞뒤가 같은지 다른지를 말이다. 다만, 공적인 일에 대해 정도(正道)가 벗어난 일이라면 누군가에게 하소연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의 말에 대한 내 고개의 끄덕임은 공감과 수용 사이에 있다. 때론 상대 말에 공감이 되어서 끄덕이기도 하지만, '상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란 수용의 태도이다.  대화를 하면서 나를 낮추고 상대에게 맞춰주면, 나를 자신의 수준쯤으로 아는 것이 어이없는 일이지만 이제는 그렇거니 한다.


다른 이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면, 먼저 자신부터 드러내고 상대에게 의문이나 궁금한 점을 파고드는 게 예의라고 배웠다. 타인에게는 감춘다고 힐난하면서,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유도신문한다고 착각하지만, 오히려 속내를 내비치는 꼴이란 걸 모른다.


자신이 타인의 말을 다른이에게 옮기니, 다른 이도 이와 같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수준이 높다고 말로 자랑하는 사람은 실속이 없다. 자신의 잘난 점은 남이 알아주는 것이지,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 양상의 원인에는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에 있다고 본다. 나도 한때는 자격지심에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란 열등의식에 빠져 산 적이 있다. 자격지심은 마음을 비우면 해결된다. 나를 '나' 자체로 존중하고 인정하면 된다. 굳이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조바심 내지 않게 된다. 남이 나를 낮게 평가하면 어떤가, 그 사람은 나를 그만큼밖에 알아보지 못한 것인데, 더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내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하지만 마음과 생각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그 여러 갈래에서 좀 더 나은 방향이나 긍정의 생각 회로를 돌리는 것이 나의 삶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현명한 일이란 걸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생각의 회로도는 그 방향을 따르게 된다고 믿는다. 생각도 연습이다. 연습하다 보면 종전과 다른 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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