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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Sep 15. 2023

진통15시간 견딜 수 있게 해 준 건?

함께라는 힘




12년 3월 31일

배안에서 꿈틀거리면서 원 그린다. 움직일때마다 배가 아프고 멈춘다. '출산 예정일 15일 정도 남았는데. 내일 4월 1일인데 설마 진통은 아니겠지?' 진통보다 4월 1일 만우절이  무섭게 느껴진다. 진통일 수 있으니깐 방에서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어 본다. 남편이 오기까지 7시간 정도 남았는데 방이 커 보이고 온몸이 떨려온다. 일어나서 챙겨놓은 출산가방에 빠진 게 있는지 본다. 시간을 앞으로 아니면  뒤로 돌리고 싶다. 누가 나 대신 이 시간을 해주었으면.. 그러다가 그럴수 없다.  내 몫이지만 무섭다. 기다리던 남편이 집에 도착했다. 두려웠던 마음이 사라진다.


시계를 보니 저녁 12시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서서 일하는 남편을 보니 알수없는 감정이 든다.  진통을 견디며 기다린 내자신이 기특하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 길 10분 거리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질까?. "여보 진통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 설마 아기를 나오는 건  아니겠지? "병원문을 열고 의자에 앉아있는 내내 쿵쾅거리는 심장이 튀어나오지 않게 붙잡는다.  간호사가 우리 부부 곁으로 다가와서 핑크색 옷을 주고 갈아입으라고 했다. 아무 말 없이 남편이 옷을 갈아입혀주고 흔들리는 손을 잡아준다. 

© adroman, 출처 Unsplash


대기실에서 누워있는데 백발 남자 산부인과 선생님께서 오셨다. "자궁이 3센티 열렸습니다. 대기실에 다가 분만실로 올라가시면 됩니다."설마가 사실이 되어버렸다. 피곤해하는 남편에게 눈을 붙이라고 했다.한시간계속해서 하혈해서 깨웠다. 남편은 화장실에서 허벅지로  흐르는 하혈을 화장지로 닦아주었다. 그런 시간이 10시간이 지나갔다. 산부인과 선생님께서 오셨다."계속 하혈하면 제왕절개를 해야 했었는데.."순간 화가 나서 선생님을 머리채를 붙잡고 큰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지금 장난하세요 ~~ 진통 10 시간 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꾹꾹 누르면서 말하지 않았다. 화를 낼 수 있는 힘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팠다.


14시간이 지나도 아기는 나올 생각이 없다. 드라마에서 출산하면 바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든 줄는 꿈에도 몰랐다. 간호사가 내 배위로 올라가서 잠을 자는 아기 나올 수 있도록 아래로 밀어준다. 남편은 내 손을 잡고 꼭 붙잡고 있다. 힘이 빠져있지만 잡을 손에 "우리 함께 하고 있어. 잘할 거야"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산모님 한 번만 더 힘을 주시면 될 뜻 해요" 간호사님 목소리가 들렸다. 온 힘을 모아서 다시 한번 힘을 주었다. "응애~응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눈물이 나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힘이  빠져서 아무런 감정과 생각이 없었다. 쭈글쭈글한 아기를 보고 당황스러웠다. 티브이 속 아기들 보면 다들 이쁘던데. 현실과 드라마 속이 다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글로 표현할수 없 감정이 밀려온다. 이제 한 여자가 아닌 엄마라는 걸 알았다.  태어나서 제일 힘든 시간이었다. 손잡아주는 (누군가.엄마.친구.아빠. 동생..) 남편이 옆에 있다는 걸만으로 큰 힘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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