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슬픔이 많은 걸까.
예전부터 궁금했다.
나는 왜 늘 울컥하고,
조금만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가슴이 저릴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나는 네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교통사고였다.
어린 나는 그 일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밤마다 울었고,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이 너무나 외로웠다.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내 안에 슬픔이 자라난 건.
하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지 않았다.
말을 꺼내면,
다른 사람도 괜히 슬퍼질까 봐 조심스러웠다.
그저 속으로 삼켰다.
남들이 가족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언제나 조용히 웃었다.
그런데 얼마 전, 교육을 받던 자리에서
한 리더님이 조카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보이셨다.
그 순간, 나는 가슴 한편이 찡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저도… 네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말을 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가 왜 그 말을 했을까 생각해보니
슬픔을 털어놓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나는 그분을 위로하고 싶었다.
그저 “나도 알아요” 하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고 싶었던 거다.
그 순간 알게 됐다.
내가 오래도록 숨겨왔던 슬픔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는 걸.
슬픔은 감춰야 할 이야기가 아니다.
잘못된 것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가족 이야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용기를 내어 말할 수 있다.
“나는 한부모 가족이에요.”
이제는 내 안의 슬픔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