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새벽의 자투리를 기우며
오늘도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
문 틈 새로 비치는
부엌 등의 작고 하얀 빛에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이
어렴풋이 비치고
작은 숨소리가
어질러진 장난감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주섬 주섬 작은 통 안에
작은 틈새의 시간도 아까운
아이의 1초 1초 추억을 담아 넣고
꿀꺽꿀꺽 금새 뚝딱해버린
아이의 하루 하루 크는 웃음을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며
뽀득뽀득 씻어 놓는다
무사히 밤이 지나가길
그리고 더 무사히
우리 모두가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