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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으로 Jul 09. 2023

와인에 대한 단상5

해외 여행 대신 와인 한 잔

코로나로 꽉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자 많은 이들이 그득그득 쌓여있던 여행에 대한 욕구를 분출하듯이 앞다투어 해외여행을 예약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홈쇼핑은 서둘러 다양한 패키지 상품들을 기획했고 단시간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들이 종종 들려온다.


특히 일본과 베트남으로 많이들 떠난다는데 개인적으로 올해는 시간도 안 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외여행 계획은 없어서 나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일 뿐이다.


예약 폭주라는 두 곳 중 일본은 아직 갈 기회가 없었고 베트남 다낭은 몇 년 전에 가 본적이 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태국을 참 자주 갔었는데 베트남은 비교적 최근에야 갔었다. 그때 받았던 베트남의 인상은 안타깝게도 글로 남길만큼 그리 특별한 것은 없다. 이 말은  내가 다닌 곳이 지극히 없어서 베트남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뿐 베트남은 매력만점인 나라이니 오해하지 말기를( 그때 베트남 리조트에 콕 박혀서 수영장-식당-객실만 무한 반복했었다).


어쨌든 당분간은 동남아 특유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바람 냄새, 좋아하는 향신료와 과일들을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무엇보다 고수 듬뿍 넣은 동남아 요리를 즐기는 우리 부부에게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푸켓 등은 음식만으로도 가고 싶은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쨌든 당장 비행기표를 예약할 수는 없으니 이럴 때는 나만의 특효약으로 마음을 살살 달랜다. 동남아의 울창한 우림에 간 듯한 느낌을  충분히 주는 트로피컬한 향이 강한 와인을 한 잔 즐기는 것이다.


이럴 때는 신대륙, 그 중 특히 뉴질랜드의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다. 오픈하고 잔에 따른 후 천천히 스월링(와인잔을 돌리는 것으로,산소와의 접촉을 늘려 와인 고유의 향과 맛을 내도록 돕는 것이다 )하면  잠시 뒤 열대과일과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파파야 샐러드와 텃만쿵을 곁들이면 동남아 한복판에 와 있는 느낌이 제대로 난다.


해외여행? 화이트 와인 한잔이면 충분하다.


와인 품종은 화이트라면 다  좋다.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무엇이든 다 좋다. 비오니에도 꽃향기와 과일향이 풍부하기에 이런 기분에 어울리는 품종인데 오늘은 특히 호주의 비오니에 와인을 고르고 싶다. 평소 프랑스의 비오니에도 좋아하지만 지금은 호주로 픽!


원래 여름이란 계절은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과 찰떡인데 어쩐지 올 여름에는 더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평소 즐겨보는 EBS의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칠링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 눈,코,입이 모두 동남아의 공기에 젖어든다.

구석 해외여행. 이것이야말로 가성비 최고인 힐링타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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