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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톡톡 Jul 20. 2020

부작용은 '나쁜 작용'이 아니다.

인생이 의도한대로 흐르지 않을 지라도...

‘부작용’의 정의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이라고 하면 금방이라도 몸에 이상이 올 것만 같다. 하지만, 부작용이란 영어로 Side Effect로서, 의약품 등을 정상적인 용량에 따라 투여할 경우 발생하는 모든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의미한다. 즉, 의도하지 않은 “바람직한 효과”도 포함한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바람직한 효과라니? 


언뜻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런 부작용을 이용하여 개발한 의약품들이 있다.


먼저, 피나스테리드(Finesteride)는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하던 성분이다. 임상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서 부작용으로 발모가 나타나는 것이 밝혀져 탈모 치료제로도 사용 허가를 받았다. 실제, 피나스테리드 1mg은 탈모 치료제로, 5mg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쓰인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의약품 역사상 부작용으로 가장 유명한 약이다. 1957년 유럽 전역에서 기적의 약이라 불리며 임산부 입덧 방지제로 쓰였다. 하지만 몇 년 뒤, 이 약을 임신 초기에 복용한 산모에게서 팔 다리가 없는 기형아가 출생하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마치 바다표범의 물갈퀴를 닮았다고 해서 ‘해표지증’이라고 불렀으며, 그 수는 무려 1만여 명에 달했다. 그런데, 2000년대 초, 탈리도마이드의 두 가지 구조 중 한 가지가 기형을 만들었고, 다른 한 가지는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세포의 혈관 생성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한다. 암세포를 굶겨 죽인다고 보면 된다. 현재, 탈리도마이드(‘세엘진탈리도마이드캡슐®)는 다발성골수종환자 및 나성결절홍반의 피부 병변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침고로, 세엘진탈리도마이드캡슐을 개발한 회사 세엘진(Celgene)은 세계적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지난해 740억 달러 규모로 인수됐다.


이 밖에도 간질치료제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복용 시 체중이 감소하는 부작용을 이용하여 식욕억제제로도 쓰이고 있다.


부작용은 나쁜 작용이 아니다. 


하지만, 원하지 않은 효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것이 기회로 작용했다.

인간이 개발하고 인간이 사용하는 약이라서 그런 걸까?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삶과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비드 케슬러는 <인생수업>에서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성장합니다. 조건이 가장 나쁠 때, 오히려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략) 그것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진정한 삶입니다.”


인생은 의도한대로만 흐르진 않는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안에서 어떤 기회를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오히려 덕분에 보다 멋진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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