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interview_직장인_주영님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속도가 존재한다.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져도 누군가는 짧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너무 길다고 느끼곤 한다. 이번 1interview의 주인공인‘주영’님은 하루를 짧게 느끼는 사람이다.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절로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대단한 사람이다. 1분 1초가 모자른 와중에도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준 주영님에게 감사하며 여덟 번째 인터뷰를 시작해보자.-k양-
고3 이후로 가장 치열하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뭐 때문에 그렇게 바쁘냐고 물어본다면,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큰 이슈들이 연달아 발생하는 바람에 그 뒤처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안 그래도 상장회사로 이직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반기 보고서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서 팀장이 퇴사하는 바람에 업무량이 늘어난 상황이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 중 하루는 업무에 반납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자기개발과 취미 생활까지 같이 하다 보니 더할 나위 없이 바쁘다. 연초에는 베이킹을 배우고 싶어서 제과제빵 학원에 다녔었고, 지금은 유튜브를 하고 있다. 영상 올린 지 얼마 안 된 신입 유튜버라 편집에 많은 시간이 들긴 하지만, 내 생활을 돌아볼 수도 있고 귀여운 고양이 아들 영상도 남길 수 있어 즐겁다.
유튜브 링크 > 주on https://youtu.be/S4XTi1qxPiM
예전에는 취업 준비, 이직 준비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그땐 여유로운 타인을 보면 ‘저 사람은 믿을만한 부분이 있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바빴으니까. 요즘에는 그런 사람들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MBTI가 너무 잘 되어 있으니까. 특히 P(인식형, 상황에 맞는 변화 융통과 적응) 유형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 있어서 사람마다 다른 점이 있구나, 하고 인식하게 된 후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내 성향과 다른 사람들과 대립한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애초부터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다 보니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학생 때는 아무래도 가치관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허물없이 지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사람들을 만나면 경계하게 된다. 지금은 다행히 주변에 ‘둥글둥글’한 사람들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 보니 동생은 ‘언니는 인복이 많은 것 같다’고 하기도 한다.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와 갓생(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걸 꼭 다 해보고 말겠다는 의지도 강해서 스스로 피로와 압박을 주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보단 어떻게든 더 알차게 보내려고 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갓생’ 살 수 있다. 일단 최소한의 잠을 잔다. 8시간 정도? 일어나서 공복 운동을 한 다음 회사에 출근한다. 9시간 동안 업무를 하고, 저녁에는 근력 운동을 한다. 요즘은 수영에도 관심이 많이 생겨서 수영이나 기존에 하던 필라테스를 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서는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거나 남편과 시간을 보낼 것 같다. 그 후에는 베이킹이나 요리를 할 것 같고, 마지막으로는 영상 편집을 할 것 같다. 현대인들에게 필수인 휴대폰 하는 시간과 여유롭게 책을 읽는 시간에도 투자하고 싶다. 정리하다 느낀 것인데, 나는 ‘우선순위’대로 움직이는 사람인 것 같다. 만약 48시간을 살게 된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일들을 먼저 하지 않을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이 제일 와닿는다. 모든 일의 과정은 늘 힘들고 지치는 어려움 속에 있지만, 그만큼 결과는 짜릿하다. 인생은 늘 달콤한 그 찰나의 순간만을 생각하면서 힘든 과정들을 이겨내고 버텨내는거라고 생각한다.
8월에 좋은 결과를 얻었던 일이 있다. 1번과 연결되는 내용이지만, 업무적으로 좀 더 배우고자 상장회사에 입사했는데 3개월 뒤 팀장님이 퇴사했다. 남은 사람은 나와 뒤늦게 입사한 대리님 한 분이 전부였다. 완벽하게 업무를 익히지도 못했는데, 근 두달 동안 주말 중 하루를 반납하면서 반기 보고서를 준비했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보고서를 만들 수 있었고, 많은 인정도 받을 수 있었다. 일하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 굉장히 뿌듯했던 경험이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기분이 좋다.
주영아 너 진짜 열심히 잘 살았다. 다시 살아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을거야. 이제 시간과 그만 싸우고 맘 편히 지내보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압박 받지 않는 것이다. ‘알차게 살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쉬면서도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멈추고 싶은데 멈추기가 쉽지 않다. 마치 경마장에서 달리고 있는 미친 말 같다. 옆은 안 보고, 앞만 보고 달린다. 생각을 안 하는 유일한 시간이 있는데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면 계획에 대한 압박감이 사라지는 것 같다. 물론 가기 전에 계획은 세우겠지만, 여행 갈 때만큼은 융통성 있게 계획을 바꾸곤 한다. 압박감이 없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3개월에 한 번씩 다니면서, 앞만 보는 게 아니라 옆도 보고 뒤도 보려고 한다.
사실 이 인터뷰를 신청했을 당시만 해도 이토록 바쁜 8월을 보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는데, 바쁜 상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더 열심히 달릴 하반기를 응원하는 것 같아서 좋다. 하나의 동기부여랄까. (웃음)
늘 8월은 생일이 있는 달이라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1interview만큼이나 특별한 것이 있었을까 싶다. 정신없던 한 달이었지만, 적절한 시기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지쳐 있을 미래의 나에게 이 인터뷰의 내용을 보여주면, 이때의 나를 회상하며 다시 열심히 나아갈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알찬 인터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