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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만으로는 ‘유니콘’이 되지 못한다

Marketing Bites 3. 스타트업 마케팅 StartUp (01)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먼저 축하드린다. 아마 대부분은 스타트업을 창업했거나 하실 분들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사업이라 했으니 새로운 바다로 몸 던질 각오가 된 건 분명 축하할만한 일일 것이다. 

‘스타트업’(Startup)은 사전적인 의미로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한 벤처기업’을 말한다. 벤처란 그만큼 위험요소도 있다는 것인데, 그래도 남들을 누를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어 창업한 것이니 그만큼 사업의 매력도는 더하다고 하겠다. 

이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기술이나 사업 아이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초기 단계를 지나 막대한 규모의 ‘시리즈 펀딩’을 유치했거나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 더더욱 크기 마련. 

이런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마케팅은 리소스를 낭비하는 분야가 아니라 그 리소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리소스를 늘리는 작업이다. 



우리는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만 있어도 고객이 알아서 찾아온다. 


정말 그럴까. 실제 그렇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그런 분들이라면 이 글을 애써 읽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나중에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브랜드 가치를 정립하고 다져나갈 ‘브랜드 마케터’ 정도는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기업, 즉 ‘착각’에 빠져 있는 곳들이다. 마케팅이란 나를 알리고(=인지도) 고객이 나를 좋아하게(=선호도) 만드는 기업 주요 활동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한들 그런 기술이 세상에 있는지도 모른다면 어떻게 고객이 ‘알아서’ 찾아올 수 있을까. 

물론 고객의 입을 빌린 ‘WOM(Word of mouth, 구전을 통한 입증과 확산)’ 이나 ‘바이럴(viral)’을 통해 들어올 수도 있다. 정말 잘된 일이다. 허나, 이 또한 고객의 입을 빌린다는 확증의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마케팅의 기법 중 하나다. 즉, 그 자체가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대부분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사치’이거나 ‘낭비’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렇지 않다. 시장에는 우리 말고도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넘쳐난다. 그중에는 이미 우리 분야에 선두주자, 혹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가진 기업들도 굉장히 많다.

이런 브랜드 전쟁의 시대에 더구나 갓 창업한 기업이 나를 획기적으로 알리지 않고 시장에 얼굴을 드밀 방법이란 없다. 알음알음 내 네트워크로 주변에 알린다 해도 그 또한 앞서 말했듯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마케팅임에는 분명하다.      



우리 회사는 네트워크가 좋아서 마케팅 안 해도 전시회, 아는 기자를 통해 기사 정도만 내도 충분해요!    



그럴 수 있다. 단, 위에서 말한 전시회나 기자를 통한 기사 보도, 즉 PR 또한 마케팅의 잘 알려진 4가지 툴 중에 하나다.      



아니 그냥 온라인에서 홍보 좀 하면 되지!
유투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무료 채널 정도 쓰면 되지 뭐 거창하게 마케팅을!
우린 그런 리소스 없어요.

 

리소스 없으니 만들려고 하는 게 마케팅이다. 더구나 위에 말한 요소들 대부분이 디지털 마케팅에 해당할뿐더러, 더더군다나 이런 채널들은 ‘무료가 아니다’. 

개인적인 용도와 달리, 기업 계정은 ‘기업채널’로 별도 과금을 할뿐더러, 애써 만든 채널도 SNS 내 광고를 하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 세상에는 나 말고도 우리 기업을 알리고 싶은 이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무료'로 마케팅을 하면 된다는 분들. 아쉽게도 이런 채널을 운영하는 데도 상당한 '노력'이 들 뿐더러, 홍보를 목적으로 한 기업채널은 무료가 아니다. 



마케팅에 대한 오해, 결국은 그 비용에 대한 걱정이 원인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우려는 사실 마케팅 자체에 대한 회의나 우려보다는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아니, 광고도 좋고 PR도 좋은데 그것도 다 돈 아니에요?
그럴 바엔 한 푼이라도 직접 고객을 만나는 데 쓰는 게 좋지.
 


그렇게 하면서 가는 게 결국은 전시회나 세일즈 미팅들이다. 당연히 필요한 활동들. 하지만 이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마케팅’에서 주관하고 하는 업무다. 나아가 1~2명의 고객이야 미팅으로 만날 수 있지만, 수십 명, 나아가 수백 명의 고객은 한 자리에서 어떻게 만날 것인가? 나아가 수만 명에게 동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마케팅은 ‘돈을 쓰자’는 게 아니라 ‘돈을 합리적으로 쓰자’는 접근법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기업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여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올리자는 적극적인 영업방법이기도 하다. 

모든 스타트업의 꿈이라면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한화 1조 원 이상인 창업 10년 내 비상장 기업)’이 되는 것일 테다. 내가 유니콘이 되기 위해서는 이미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의 활동을 거꾸로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잘 '알려진' 기업일수록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지난 CES2023 전시회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위)와 LG이노텍(아래) 부스. 


잘 알려진 유니콘 기업들 중 대내외 마케팅 활동을 안 하는 곳이란 없다. 국내외 시장을 개척할 때 순전히 ‘알아서’ 고객들이 찾아오는 곳이 있을까.  

단언컨대 없다. 물론 정말 획기적인 기술이라면 ‘알아서’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그 또한 그 기술에 대한 ‘입소문’, 기자가 먼저 취재한 ‘기사’ 등이 선행돼야 하는 건 물론이다.      

“아니, 우리는 말도 안했는데 기자가 와서 기사를 쓰고 갔다니깐!”     

축하드린다. 기자는 독자의 입장에서 뉴스가치가 있는 사안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게 임무. 그가 취재했다면 ‘알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라는 인정은 받은 셈이다. 

이제 그 가치를 적절한 활동을 통해 더 키워내야 하지 않을까. 마케팅은 그런 목적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는 ‘확장의 도구’이다. 


          

단계별 ‘스타트업 마케팅’ 맞춤 가이드      


앞으로 스타트업 마케팅의 필수 요소들을 창업부터 브랜딩, 디지털 마케팅 등까지 각 영역별로 나누어 설명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각기 어렵게 창업한 각급 규모의 스타트업들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글을 썼지만, 마케팅 방법론에선 대중소 기업의 규모에 큰 차이가 없다. 쓸 수 있는 예산과 리소스의 차이가 있을 뿐, 원칙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분야나 규모의 기업들도 얼마든지 본문 중 자신의 단계에 맞는 내용을 참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앞서 발간한 <자영업자를 위한 마케팅119> 또한 상당 부분 이번 시리즈와 내용이 중첩될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이 또한 상황이 ‘가게’와 ‘기업’이란 점에서 접근법의 차이가 있을 뿐, 원칙은 대동소이하다. 자영업자 분들은 2개 시리즈를 교차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다음 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가이드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그 첫 순서는 마케팅의 목표와 방법을 알아보는 마케팅 매트릭스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이 되길 꿈꾼다. 그날까지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보자.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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