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뜨는 마케팅 - 짐빔 하이 (2) IMC
IMC 캠페인 요약
TV 커머셜을 중심으로 2040 MZ세대를 대상으로, 스포츠, 뮤직, 온라인 등 MZ 세대의 핵심 키워드로 접근해 대상과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온오프라인 복합 IMC 마케팅 전개
짐빔 하이볼의 CF는 온오프라인 복합캠페인인 IMC 캠페인을 통해 그 효과가 더욱 배가됐다. 어떤 회사도 넉넉한 마케팅 예산을 갖고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간혹 연초 배정했던 예산이 여러 이유로 부득이하게 ‘남는’ 경우는 있는데, 이 또한 지극히 드문 경우다.
IMC 캠페인은 바로 이처럼 부족한 예산과 그 안에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케팅 개념이다. 그 개념을 설명하자면, 소비자는 일단 일상생활에서 여러 브랜드 접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삼성전자 광고를 TV에서도 보지만, 신문과 잡지광고, 온라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사이트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 각각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채널들을 ‘브랜드 접점’(Brand Communication Contact Point)라고 부르며, 각 채널별로 각기 다른 메시지가 아니라 통합된 메시지를 내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게 바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다.
용어는 복잡한 거 같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마케팅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것. 이 제한적인 리소스를 어떤 마케팅 활동에 투여할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인데, 어떤 조합을 짜든 각기 선정된 접점들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내서 반복효과를 통해 소비자 사이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런 IMC 개념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 프로세스로는 흔히 영상으로 만들어진 광고 캠페인을 먼저 런칭한 후, 이를 옥외광고(OOH)나 연계 SNS 포스팅 및 바이럴 캠페인, 오프라인 팝업하우스 혹은 이벤트, 관련 전시회 참여 등 일련의 캠페인을 연결하는 순으로 진행한다. 이 각각의 채널에 ‘동일한 메시지’를 담는 게 바로 IMC 마케터로서의 실무가 되겠다.
장원영, 박정민을 메인모델로 기용한 이번 짐빔 하이볼 캠페인 또한 이런 IMC 마케팅의 프로세스를 훌륭히 따랐다. 우선 온라인으로 커머셜을 송출한 뒤, 이를 음악 파티, 오프라인 상가와의 콜라보(만선호프), 야구장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연계해 그 효과를 더욱 증폭시킨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왜 이들이 ‘음악파티’와 ‘야구’, ‘만선호프’란 키워드를 잡았냐 하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짐빔 하이볼이 애초 설정한 대상(‘Target Audience’라고도 한다)인 MZ세대의 ‘정서적’ 특성을 최대한 염두에 두고, 그들이 자주 가는 접점에서 그들의 ‘정서적 키워드’를 사용해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흔히, 광고소재는 아주 잘 만들어놓고 그 집행은 전혀 어울리지 않게 하는 경우를 간혹 목격한다. 그다지 드물지도 않다.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짐빔과 브랜드 영역이 전혀 다를 것으로 보이는 ‘어르신’ 대상의 제품을 생각해보자. 겨울철 어르신들이 필요할 만한 ‘전기장판’과 ‘어르신용 기저귀’를 파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회사는 아마도 주 소비층인 어르신들에 맞춘 광고소재 제작과 마케팅 활동을 기획할 것이다. 소구대상층과 똑같은 어르신들을 모델로 기용해 영상이든 지면이든 광고를 촬영할 것이고, 그 뒤로는 어르신 전용 박람회나 전시회, 기타 동네 아파트 노인정 등을 대상으로 바이럴 캠페인에 나설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마케팅 로직을 따른다. 즉,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상이 주로 가는 장소나 관심사를 위주로 캠페인을 설계하는 것이다. 위의 프로세스 또한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만약, 이 회사가 이런 전형적인 마케팅 방법 대신에 유튜브에 20~30대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잡지 광고 또한 어르신 전용이 아니라 패션지에 집행한다면 그 효과는 어떻게 될까? 물론, 20~30대 또한 언젠가는 ‘어르신’이 될 것이기에 아예 광고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지극히 제한적인 효과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광고 소재와 그에 맞는 매체 선정, 매체별 특성에 맞춘 캠페인 설계와 진행이 중요한 이유다.
다시, 짐빔으로 돌아와 이 제품의 대상은 ‘2030’ MZ다. 이를 겨냥해, 장원영, 박정민이란 MZ층이 좋아할만한 젊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커머셜을 만든 메시지와 연출방식 또한 MZ세대에 통할만한 ‘보기엔 빈곤하지만 나는 괜찮아’라는 내용으로 감각 있게 만들었다.
자! 이제 이 소재를 MZ에게 전달할 차례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당연히 MZ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을만한 장소, 이들 삶에 밀접하게 관련된 장소에서 확장된 IMC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맞을 것이다.
잠깐!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나온다. MZ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야구나 음악 등 정서적인 것 외에도 직장, 재테크, 여행 등 다른 키워드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특히, 요새 젊은 세대만큼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세대도 없을 듯하니, 그들을 대상으로 한 ‘청춘 재테크’ 특강 등으로 어필하면 더욱 좋은 방안이 될 것 같아도 보인다.
답은 ‘아니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이런 이성적인 키워드 접근이 어울리는 것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번에 짐빔에서 광고한 것은 ‘하이볼’이다. MZ와 함께 ‘정서적으로 어울리고 하이볼을 소비시킬 만한’ 키워드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MZ가 치맥과 함께 신나게 즐길만한 야구장(스포츠), 파티에 술 한 잔 없으면 곤란하지 하는 음악파티, 나아가 아예 대놓고 퇴근길 맥주 한잔 즐길만한 을지로 만선호프와의 콜라보 등의 방법론이 훨씬 낫게 선택된 것이다.
어떤 마케팅이든 대상에게 어울릴만한 소재 개발은 물론, 대상이 좋아할만한 키워드로 접근해야 호평을 받는다. 앞서 예를 든 ‘어르신’ 용품도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나들이나 가벼운 등산, 노인문화센터 등의 키워드와 함께, 어르신 용품의 의사결정권자 중 하나인 그들 자녀에 대한 소구를 2차 방법으로 함께 진행하면 더 나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와 음악 등 MZ 키워드를 확보한 짐빔은 이를 온오프라인 IMC 캠페인으로 효과적으로 전개해 나갔다. 주로 활용한 방법은 온오프라인 바이럴 캠페인과 이벤트, 콜라보 마케팅 등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주요 MZ 포스트(Post, 장소)에 OOH와 기타 지면광고 등도 진행했을 것이다.
이런 ‘정서적 접근’은 대상인 MZ와 브랜드의 ‘정서적 결합’(emotional bonding)을 강화한다. 정서적 결합은 특정 기능이나 가격 등을 주요 고려요인으로 삼아 유입된 ‘합리적인’ 소비자층에 비해, 자신의 삶에 브랜드를 일부분으로 ‘통합’하는 단계까지 진행할 수 있으므로 브랜드 선호도를 제고해 ‘브랜드 팬덤’과 로열층을 제고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짐빔의 주요 캠페인을 살펴보면, 스포츠 분야에선 2025년 6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 경기에서 ‘짐빔 브랜드데이’를 개최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시음행사와 야구장 내외부 브랜딩 외에 치어리딩과 댄스 배틀 등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음악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온오프라인 이벤트 활동으로 보인다. 혹자는 ‘아니, 굳이 예산도 제한적인데 불특정 다수가 접촉하는 SNS에서 온라인 전용 바이럴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몇 명 안보는 오프라인 이벤트보다 낫지 않나?’ 하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럴듯해 보이는 말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소비재, 특히 식음료 분야에선 소비자가 직접 내 제품의 맛을 보고 평가해보는 ‘브랜드 체험’이 매우 중요한 마케팅의 일부분으로 평가받는다. 직접 내 제품을 구매하게 될 소비자가 맛을 본 뒤 그 경험을 주변에 소문내거나 적극적인 브랜드 홍보대사로 나서줄 수 있기 때문. 맛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잘 설계된 오프라인 이벤트는 이처럼 ‘고객과 직접 소통’이란 장점 외에 온라인으로 참가자 모집, 현장 중계(현장 사진 온라인 업로드, 온오프라인 결합 캠페인 진행 등), 사후 바이럴 등 그 자체 독립적인 IMC 캠페인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여력에 따라서는, 행사 전후 PR을 통해 언론에 기사를 내거나, 참가자 이벤트 등을 진행할 경우엔 그 자체 훌륭한 SNS 이벤트의 하나로도 활용될 수 있다. 즉, 앞서 반론에서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요소 또한 내 캠페인의 일부로 병합해 온오프라인 복합 캠페인으로 확장해 진행할 수 있는 것.
물론, 오프라인 이벤트에는 평범한 온라인 포스팅 하나를 만들 때보다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단순 포스팅 하나에 접속한 사람들 수로만 따지면 그다지 효율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단, 앞서 말한 것처럼, 직접적인 브랜드 체험과 이로 인한 사전, 사후 노출된 광고효과까지 계상하면 단순히 SNS상 조회수로만 판단할 일은 아니다.
잘 만들어진 이벤트는 그 하나가 콘텐츠다. 앞서 말한 것처럼, SNS, PR, 상황에 따라서는 소매점과 전시회 등에서도 연계 활동을 펼친다면, 이벤트의 확장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마케터의 전략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다.
짐빔의 음악 이벤트 또한 이런 ‘온오프’ 확장 방식을 따랐다. 진행한 이벤트는 ‘Foam Party’와 ‘Ball Party’ 등이 있으며, 각 분야 MZ들이 좋아할만한 뮤지션을 섭외해, 음악과 함께 짐빔을 제공함으로써 평소 짐빔을 어떻게 즐기는지, 아울러 짐빔과 함께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직접 소비자와의 연계를 통해 보여주는 ‘체험 마케팅’을 펼쳤다.
마지막 콜라보 마케팅으로는 서울의 여름철 맥주 명소인 을지로 만선호프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젊은층 사이에 인기 있는 ‘루프탑’을 활용했으며, 이와 함께 만선호프의 안주 메뉴와 짐빔을 콜라보해 제공하는 등 음악이벤트보다는 다소 연령층을 높여 40대까지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서적 유대’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처럼, 기본 커머셜 영상광고를 만든 뒤, 이를 기반으로 야구장, 만선호프, 음악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해 나간 것이 짐빔 캠페인의 가장 주목되는 점. 각 단계에서 소비자와 연계(engage)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온오프라인 복합 진행해 확장하는 것이 행사의 주 포인트다. 다시 말하지만, ‘마케팅 프로그램’을 ‘콘텐츠’이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2차, 3차 활용이 물론 가능하다. 한번 제작한 캠페인을 2번, 3번 무한 활용해 부족한 리소스를 극복해 보길 바란다.
이상 장원영, 박정민을 기용한 짐빔하이볼 캠페인을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이 캠페인은 ‘2030 MZ세대를 겨냥해 그들이 선호하는 젊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영상을 만들고, 이를 스포츠와 뮤직, 콜라보 등 대상과의 정서적 결합을 강조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으로 확장한 IMC 캠페인’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온오프라인 복합 캠페인 설계가 이뤄졌으며, SNS 채널을 통해 오프라인 이벤트의 적극적인 온라인 참여 및 홍보 등을 병행해 ‘캠페인 확장’에도 뛰어난 편.
이를 우리 회사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어떤 점을 배워야 할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단지 PR이면 PR, 광고면 광고, 전시회면 전시회 등 그것만 딱 떼어내 진행하는 ‘외따로’ 마케팅을 진행하지 말고, 짐빔의 사례처럼 각 마케팅 수단을 통합한 관점에서 캠페인을 설계 및 운영하길 바란다. 그게 부족한 마케팅 리소스를 훨씬 더 가치 있게 사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 회사는 통합 캠페인을 할만한 리소스가 전혀 안된다면, 1) 그래도 각 캠페인간의 통합 요소를 최대한 강조하고, 2) 채널별로 나가는 메시지의 통합 등 2가지 요소라도 합쳐서 진행한다면 그나마 훨씬 나은 캠페인이 될 것이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광고 캠페인을 보고 이용할 대상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메시지를 중복해 보냄으로써 그 효과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부족한 예산 내 효과적인 캠페인 통합과 그를 통한 최적의 마케팅 효과를 누리길 기대한다. 굿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