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주 차에 출산 전 마지막 검사인 산전검사를 하고 왔다. 혈액 검사, 소변 검사, X-ray, 심전도 검사까지 모두 하고 나오니 3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돌아오니 간호사 선생님께서 출산 절차 및 준비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오늘 출산에 대해 설명을 들을지 몰랐기에 크게 당황했다. 나는 자연분만을 1차로 생각중에 있어, 응급으로 제왕을 할 가능성이 있기에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준비물을 모두 설명해 주셨다. 무통주사와 가족분만실, 회음부 열상주사, 다리 마사지기, 압박 스타킹 등등 산모가 필요한 용품들과 아기 배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 등 아기가 필요한 물품들까지 설명해 주시는데 내가 지금 이 설명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멍한 상태로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께서도 35주가 지나 태아의 폐성숙이 완성되었으므로, 이제 진통이 언제든 오면 바로 출산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초음파로 차차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차차는 평균보다 약 1주 정도 큰 상태였다. 최근 나도 금방 허기져서 열심히 먹었고, 그 덕에 내 체중도 쭉쭉 올라 목표했던 10kg만 찌기를 초과해 어느덧 15kg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도 검사했을 때 역시나 차차는 본인의 주차보다 큰 편이었으나 1주 정도 큰 편이어서 약간 안심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아기가 클수록 분만은 힘들어질 거라며 열심히 체중 조절 할 것을 또 한번 주의 주셨다.
집에 와서 아무 생각 없이 주차 별 태아 성장을 비교해 주는 앱에 차차의 검사 정보를 기입했다. 곧바로 결과가 나왔는데 이럴수가 차차는 대빵 컸다! 의사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데이터가 좀 더 의학적으로 표준이겠지만, 거기선 1주밖에 크지 않은 편이었는데, 산모들이 직접 앱에 기입한 정보로 보는 데이터에서는 차차는 배도 크고 몸무게도 컸다ㅠ 벌써 2.7kg라니..! 나는 36주 차에 2.5kg 제왕절개로 태어났는데, 35주인 차차는 내가 태어난 몸무게를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 이건 누굴 닮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아니다. 우량아로 태어난 남편이 범인이다! 내 맘대로 남편 탓을 해보며 점심으로 김밥과 맥도널드를 모조리 먹었다.
지난번 검사 때부터 차차가 큰 편이라는 이야기를 하니 자꾸 놀리는 아버지. 이거 증거로 딱 두고 차차한테 보여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