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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영 Feb 26. 2021

자기발견#3. 성장 매트릭스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필름 매트릭스의 마지막 글로 오늘은 성장 매트릭스를 살펴보려고 한다. 매트릭스에 대한 용어 및 개념들은 심영섭의『영화치료의 이론과 실제』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하였고, 영화 선정과 예시 내용은 필자의 수업자료를 활용하였다. 오늘 성장 매트릭스의 글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이전에 올려놓은 <자기발견#1. 필름 매트릭스>, <자기발견#2. 셀프 매트릭스>를 먼저 읽고 오기 바란다. 지난번 셀프 매트릭스 작업에서는 영화 속 캐릭터가 상기시켜 주는 자신 안의 여러 면을 확인하였다면, 이제 성장 매트릭스를 통해 치유와 성장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알아볼 것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본 후, 필름 매트릭스와 셀프 매트릭스를 작성해본 독자라면 이제 성장 매트릭스를 작성해 볼 수 있다. 성장 매트릭스는 필름 매트릭스를 바탕으로 자기 내면의 여러 가지 특성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잠재력을 발휘할지 생각해 보는 것과 연관된다. 


  성장 매트릭스 1 사분면은 ‘타인에게 준 영향을 생각해보기’에 해당한다. 즉, 셀프 매트릭스 1 사분면의 지각된 장점을 보면서 당신의 인생에서 다른 사람들이 이 장점을 통해 어떤 이익을 얻는지를 생각해보자. 또한 이러한 장점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해 보고, 그 장점을 지닌 자신을 스스로 충분히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 평가해 보자. 예시로는 “나는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때가 많았다.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 더 이상 그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상황을 정리해주고, 서로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서로 간의 관계가 깨어지려고 할 때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성장 매트릭스 2 사분면은 ‘부정적 신념 해소하기’에 해당한다. 셀프 매트릭스 2 사분면에 적은 지각된 단점은 흔히 부정적 신념으로 고착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먼저 지각된 단점이 실제 자신의 단점인지 살펴보고, 자신 안에 있는 지각된 단점의 기저에 있는 부정적 신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또한 자신의 신념이 정말 절대적인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만약 자신의 신념이 단지 지각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부정적 신념은 누군가로부터 온 것이며 상대적인 가치 평가나 우선순위의 믿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시로는 “내가 억지 주장을 내세울 때 친구는 자신과 대결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대결의 결과는 당연하게 상대방의 의견이 맞는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억지를 부린 나의 패배였다. 이러한 일을 경험하고 나서 나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나의 잘못된 주장을 빠르게 인정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나는 나의 주장이 잘못된 것을 알아차리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성장 매트릭스 3 사분면은 ‘내면의 지혜에 접근하기’에 해당한다. 셀프 매트릭스 3 사분면은 투사된 장점으로 항상 지각하지는 못하는 장점과 역량이며 그것을 타인에게서 구하려 했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제는 성장 매트릭스에서 어떻게 그 특성을 개발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이는 내면의 조언자, 고차원적인 자아에게 지지를 구하고 충언을 받아들이고, 이러한 내면의 장점을 활용했을 때 성공했던 일과 그때 일어나는 감사와 기쁨에 초점을 맞춘다. 예시로는 “누군가에 대해 나만 알고 있는 비밀과 고민, 혹은 타인이 알게 되었을 때 곤란한 어떤 무엇이 있다면 끝까지 그것을 지키고 상대방이 곤란한 상황이 처하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나와 그와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질 것이다.”   


  성장 매트릭스 4 사분면은 그림자를 인식하는 단계로 ‘용서하고 수용하기’에 해당한다. 자신에게도 그림자 자아가 있음을 인식하고 그에 관한 자기혐오나 자기 거부를 떨쳐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자를 용서하고 의식에서 잘 활용하게 되면 훨씬 많은 에너지와 삶의 생기를 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그림자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수도 있다. 이제 성장 매트릭스 4 사분면을 작성하기 위해 당신의 단점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 상황을 떠올려보자. 당신이 어떤 식으로 피해를 주었는지 생각해보고 마음속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해본다. “저는 당신이 느꼈을 아픔을 이해하고 지금 용서를 구합니다. 저를 용서해주세요”. 진실된 마음으로 여러 번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얼마나 내가 고통받았는지 안다. 나는 나를 용서한다”라고 말한다. 예시로는 “타인들 눈치를 보느라 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표출하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어 별 거 아닌 일에 화를 냈던 적이 있다. 나는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와 화가 터진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이해되지 못할 상황이 되어버려 더 나쁜 상황이 된 적이 있다. 그때도 모두 내 잘못이라고만 생각하며 자책하기 바빴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제일 먼저 나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납득할 수 없는 사람들의 언행에 지치고 상처 받고 제일 힘든 건 너였는데, 그런 너에게 나조차도 알지 못하는 타인들의 말에 따라 매몰차게 무시하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어서 미안해! 너는 약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강했어. 얼마나 용감했는지 내가 알고 있으니 그만 나를 용서해 줘”.


  성장 매트릭스를 작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부정적 신념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망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매 학기 학생들은 필름 매트릭스를 작성하며 영화 속 캐릭터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여 느낀 점을 서술하고 점차 셀프 매트릭스와 성장 매트릭스를 거치면서 자기를 발견해 나간다. 이 외 교육매체로서의 영화는 시각 영상물에 익숙한 대학생들에게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획일적인 사고가 아닌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영화를 보는 동안 학생들은 오감 활용의 기회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영화를 통해 현실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보고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즉 창의성이나 상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필름 매트릭스를 작성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내면들의 예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자신의 힘든 시절을 묵묵히 지켜주던 소중한 아내를 무시하던 태수의 태도가 어쩌면 누군가에게 나도 그랬거나 앞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석호처럼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비치고 싶다가도 남모를 슬픔을 혼자 간직하지만, 실은 내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공감받고 싶은 외로움도 감춰져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가장 기분 나쁘게 만들었던 준모가 나와 가장 비슷해서 놀라웠다. 영화 속 준모는 대책 없이 사업을 시작하고 항상 망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런 행동은 준모가 친구들보다 낮은 학벌을 가졌다는 열등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즉, 준모는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겉으로만 잘 나가 보이는 사업을 주야장천 시작한 것이었다. 나 또한 한 때 타인과 자신을 항상 비교하면서 내 위치를 신경 쓰곤 하였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나의 얄팍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겉모습에 항상 신경 썼다. 영화 속 준모처럼 나는 나보다 아래라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한 없이 차갑게 굴었다. 나는 준모를 보면서 화도 났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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