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나는 유리 멘탈이다
회사 생활에서 사람,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200% 그대로 흡수하는 편이다. 회사에서도, 밥먹을때도, 집에 와서도, 주말에도 모든 일상에 끌고와서 해결 될때까지 되뇌고 생각한다.
굳이 좋은 점을 꼽자면 24시간 회사에 대한 생각으로 풀가동되기에 업무에 대한 결론은 어느 정도 난다. 안 좋은 점은 참 피곤한 사람이다. 주변 사람한테도 걱정 끼친다. 이렇게 회사생활을 10년 하다 보니 내세울만한 취미가 없다. (취미 =회사생각…하하하 )
참… 일은 시간이 해결해주는데,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감기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면역력도 생기지 않는다. 물론 경험을 쌓다 보니 점점 노련하게 상황 대처는 되지만 나무에 못을 박으면 못 자국이 남듯 상처의 자국은 잘 없어지지 않는다.
일적으로 만난 사람인데 …. 회사 사람은 회사 사람이야
사회 초년 시절 동기들이랑 회사 고민을 하면서 우리는 항상 이렇게 결론을 지었다. ‘어차피 퇴사하면 그만 일 텐데… 회사 사람일 뿐이야’ 라며 곱창과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합리화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고 그 사람이 나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는다고 느꼈다.
하지만 난 그 좋지 못한 진짜 감정에 벗어날 수 있었나? 노우 (NO!!!)
다음날, 주말에도 회사생활의 힘든 인간에 대해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괜찮다고 주문을 외울 뿐 나는 공적이라고 생각하는 회사 사람을 사적인 영역으로 까지 끌어들여 되뇌고 스트레스받았다.
네가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래 …
나는 80년대 후반 세대이다. 요즘의 신입사원들이 ‘꼰대’라고 부르는 나이와 사회가 ‘MZ 세대’라고 부르는 그 중간쯤 떠도는 위치인 것 같다.
남사친에게 회사 고민을 말하면 랜덤으로 듣게 되는 말, ‘네가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래’
맞다. 군대를 안 갔다 와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고 생각이 많고 나를 다 이해시켜준 후에 업무를 1부터 10까지 차근차근시켰으면 좋겠고, 감정을 고려해서 좋게 말해줬으면 좋겠고, 이런 요구들이 생겼나 보다.
몇 년이 지나 나 같은 신입사원을 만났다. 나와 데칼코마니 신입. 그 친구는 이 일을 왜 하는지 설명이 필요했고, 입사한 지 3개월도 안되어 일의 효율성에 대해 논하고 싶어 했다. 그때 난 저 말이 너무 명확하게 떠올랐다. ‘네가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래’ 물론 나는 여자라 입 밖으로 낼 수 없었지만 남자였다면 군면제라도 저 말을 한 번쯤 하지 않았을까? (^^;)
하다 보면 알게 되는 프로세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비효율적이더라도 이게 가장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업무 상황 등 설명할 수 없지만 몸으로 체득되는 것들이 많다. 물론 학교처럼 케어해줄 수 있는 시간도 신입을 아름답게 돌봐줄 여유도 없다.
감정은 전이되고 비즈니스를 망친다
나는 기분파이다. 회사를 운영하고 나서 내 감정은 직원에게 전이되고 업무를 경직되게 만든다는 것을 깊게 느꼈다. 내가 불안해하면 내부적으로 더 많은 불안감 느꼈고 분위기도 그렇게 조성되었다. 예전에 회사 동료였을 때와는 다르게 관리자의 말 한마디에 대한 파장 효과는 생각보다 많은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극단적으로는 사람이 떠나고 비즈니스는 산으로 간다.
결국 사람이 재산이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정말 깊이 와닿는 요즘이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기분을 표현함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주는 일이 없기를 항상 생각한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그들은 떠나거나 우리는 더 이상 같이 일할 기회를 잃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의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친절한 무드를 이어가면서 솔직한 상황 파악을 하면서 이슈를 아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매 순간 많은 단련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