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회사 동화-빨간모자편
옛날 옛날 어느 무역회사 영업팀에 빨간모자라는 신입사원이 들어왔어.
늑대 대리는 의욕에 찬 눈빛으로 빨간모자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여 팀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지.
빨간모자는 회사에 모든 것을 바친것 같은 늑대의 눈빛이 너무나 부담스러웠어.
취업 터널을 뚫었으니 이제 월급 모아 즐기는 인생만 남았다 싶었거든...
어느날, 먼 나라에 기업을 가진 할머니 고객사가 이 회사의 제품을 거래하고 싶어 빨간모자에게 연락을 했지.
빨간모자는 입사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사장꾼 팀장과 같이 가게 되었지.
사수인 늑대 대리는 실무에 너무 바빠 일정을 맞출 수 없었거든.
할머니 고객사는 신입처럼 보이는 빨간모자가 미팅에 나오자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사냥꾼 팀장이 있기에 미팅을 진행했어.
할머니 고객사는 원하는 제품, 칼라, 규격, 사양, 수량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언제까지 작업이 가능한지 확인해 달라고 했어. 아무것도 모르는 빨간모자는 미팅 내내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들을 소리나는대로 받아적고 출장에서 돌아왔지.
사냥꾼 팀장은 뭐했냐구?
외국어가 안되는 사장꾼 팀장은.... 면세점 위스키 쇼핑하고 빨간모자 따라다녔지...
회의록을 본 늑대 대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걱정이 되었어.
기본 용어 조차 모르는 신입 사원이 소리나는대로 적어온 회의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
늑대 대리는 할머니 고객사와 다시 줌(Zoom) 화상 미팅을 잡았어.
결론적으로 할머니 고객사가 원하는 단가에 맞는 제품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었어
이 사안에 대해 사냥꾼 팀장님께 보고 드렸더니, 사냥꾼 팀장은 부정적인 결론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화를 내었지.
늦은 밤, 답답한 늑대는 퇴근 후 한강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어.
갑자기 몸이 돌덩이에 눌려 천근 만근에 된 느낌이었어.
팀 매출, 본인 실무, 신입 교육, 팀장 실적...
대리는 원래 위에서 치이고 아래도 수습해야하는 위치인가...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오늘 하루도 난제를 풀지 못한채
늑대 대리는 잠에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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