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거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어느 순간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보통은 자신이 ‘화’를 내는 ‘포인트’를 인지하지도 못한 채 그 순간을 맞이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화를 내는 포인트를 ‘방아쇠’라고 합니다. 화는 상대방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나기 마련입니다. 많은 경우 그 상대방의 행동 그 자체보다는 그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내 안에 있는 ‘방아쇠’가 당겨지기 때문에 화를 내게 됩니다.
이 방아쇠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내가 어린 시절에 해보지 못했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당황하게 되고, 화를 내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방아쇠가 당겨지는 그 시점은 내 안에 잠들어있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저의 경우 어린 시절 목사의 아들로 공동체 생활을 할 경험과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양보’와 ‘배려’였죠. 둘째 딸을 양육하면서 유독, 이 아이가 저의 ‘방아쇠’를 많이 당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아쇠를 ‘인식’한 후에는 둘째 딸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내가 어린 시절 하지 못했던 것을 이 아이가 한다는 생각으로 그 행동을 바라보곤 합니다. 물론 잘못한 행동을 할 때는 훈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때 화를 내게 된다면 결코 제대로 된 훈육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은 누군가가 저의 방아쇠를 당길 때면 그것을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울컥하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켜 버립니다. 그리고 생각해봅니다. 이 방아쇠는 나의 어떤 어린 시절의 상처와 연결된 걸까…. 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