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로 모든 일에서 하차하던 날
쉽게 몰입하고, 더 쉽게 흩어진다.
시시각각 생각은 폭주하고,
하루에도 수십 개의 프로젝트가
머릿속에서 동시에 열렸다 닫힌다.
서울대 인지과학 대학원에서
나의 뇌구조를 파헤치로 입학했지만,
내 뇌를 통제하는 일은 언제나 실패였다.
결국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모든 걸 멈췄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프리랜서 1년 차.
나를 얽매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나는 처절하게 넘어진 적이 있다.
대기업의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던 나는,
그 시스템이 사라지자 스스로의 중심을 잃었다.
택시를 타고 바쁘게 이동하다가
마침내 버스와 부딪치면서
멈춤의 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하차한다”는 감각을 느꼈다.
일에서, 관계에서, 심지어는 내 인생에서.
그때부터 나는 집착하듯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ADHD인 나는 한 번의 계획으로는 유지되지 않으니,
나는 66일 단위로 내 삶을 리셋하기로 했다.
영국 UCL의 필리파 랠리(Phillippa Lally) 박사는
새로운 습관이 뇌의 신경회로에 각인되기까지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했다.
숫자로는 짧지만, 뇌에게는 하나의 계절이다.
나는 이 66일을 ‘나의 인생 계절’이라 부른다.
매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66일마다 ‘새로운 버전의 나’를 만드는 일은
어느새 나의 생존 방식이자, 창작의 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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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66일이 지나자, 그 기록들이 하나의 연대기가 되었다.
첫 66일은 ‘언어의 회복기’였다.
회사 밖에서 나는 보고서 대신 진짜 문장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글이 쌓이자 ‘칼럼니스트’라는 이름을 얻었다.
다음 66일은 ‘관계의 실험기’였다.
사람들과 연결을 만들며
‘커뮤니티 빌더’로 진화했다.
그리고 요즘 몰입하는 또 다른 66일은
‘직업의 전환기’였다.
AI와 함께 코딩하고 마케팅하면서
‘바이브 빌더’라는 정체성을 완성 중이다.
그렇게 66일마다
나의 언어, 관계, 기술이 갱신되었다.
직업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 살아가는 삶,
그게 내가 설계한 나만의 시스템이었다.
이제 나의 인생은
한 장의 이력서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신, 나의 66일 기록이 곧 나의 포트폴리오다.
ADHD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시스템이 사라지는 순간'은 찾아온다.
그때 필요한 건 더 많은 동기부여가 아니라,
나만의 기록을 설계하는 기술이다.
이제 우리는 회사의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의 시스템으로 일해야하는 시대이다.
66일은 나만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하는 주기.
66일마다 나를 새로 쓰는 일,
그것이 곧 '나만의 직업'을 만드는
사람이 해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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