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이 May 15. 2023

랜선 집사가 되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사무치게 그리운  내 고양이 크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속 갤러리를 뒤져 본다.

동영상 269개,  사진  수 천장.

그 중 우리 크림이 동영상 100여개

사진 천여 장.


동영상을 하나하나 아껴가며 본다.

짧은 것들이 많으니 한시간이면 대략 본다.

날짜도 본다.


21년 3월...크림이 온지 한달됐을 때구나.

머리에 까만 표시가 진하다.

아 귀여워....


4월, 중성화수술을 했을때구나

잘이겨냈네. 비틀거리면서도 배변 실수 한번 없이

화장실가고 모래로 파묻던 우리 깔끔이.


쿠키 오빠와 참 빨리 잘  친해졌어~

진짜  너무 이쁘다 우리애기들.


이건 22년 3월...온 지 1년됐을 때네.

처녀가  되어 미모가 절정이구나.

어떤 여배우가 우리 크림이처럼 이쁠 수 있을까.


22년 10월...

이때만 해도 참 잘놀았구나. 흐뭇하고 따스하다.


11월

변비와 콧물로 병원을 갔었네...

그래도 금방 좋아졌구나~~

 아니 혹시  이때부터  안좋았는데 내가 몰랐을 지도 몰라.


23년 1, 2월의 영상.

여전히 잘 노는 우리 애기.

2월 중순

이때는 진단받기 일주일 전..

미소가 일그러지며 아려온다.


지옥문이 열린 이후인

23년  3월 그리고  4월....진단받은 이후부턴

영상보다는 사진이 많다.


별이 되기전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모습...

수의사 선생님이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라며

골골 5년 10년 살 수도 있다고 했는데,

불안하면서도 너무 믿고싶었는데

우리 크림이는 목숨이 하나 뿐이었나.


자꾸만 못해준 것들이 생각나 눈물이 흐른다.

착한 효녀 딸 우리 크림이,

아프다고 패악을 부리고

빚이라도 질만큼 치료비라도 썼다면

이렇게 슬플까.

너는 왜 그렇게 순하고 착한 냥이었는지....


티 한번 안내고 어린 것이  혼자 아픔과 괴로움을

삭였을  생각을 하니 심장이 아프고 죄책감이 너무 크다.

우리 크림이 그리 아파도, 헛된 희망을 품고

엄마는 학교도 다니고  친구도 만나고 볼 일은 봤는데...


...그래도 너무해...크림아,

집안 곳곳이 너의 영역이었고

모든 곳에 네가 자고 놀던 모습이 선한데,

하루 아침에  엄마를  랜선 집사로 만들다니.



식탁에, 노트북위에 소파에 침대에 캣타워에  볕드는 창가마다 앉아있거나  누워있던 크림이~너무 허전하다.
큰맘먹고 구입한  소파 식탁의자 내침대 모서리를 발톱으로 박박 긁어놔도 너무 이뻤는데  저렇게 큰 흔적을 남기고 너무 일찍 가버렸다...



작가의 이전글 여전히 쿠키와 크림이의 집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