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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온 Feb 07. 2024

큰 하자 없는 집

욕심을 덜어내면 집이 보인다

주택 시공의 디테일은 정답도 없이 정말 다양하다. 


전원주택 건축은 감리의무도 없기 때문에 시공자 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시공자마다 자기 방식이 있고 그것이 옳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 사람 말이 다르고 저 사람 말이 다르다. 

     

건축주는 전문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에 자기도 모르게 팔랑귀가 되기 쉽다. 기존 건축에 대한 불신과 더 튼튼한 집을 짓고 싶은 욕망이 어우러져서 호기롭게 새로운 디테일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집 짓기가 모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보편적인 시공법을 선택하되 시공은 좀 더 꼼꼼하게 하는 게 낫다. 

어떤 시공법이든 장단점이 존재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오랜 적용을 통해 밝혀지게 된다.     

우리 집을 테스트베드로 만들게 아니라면, 시공법은 오랜 친구처럼 실제 시공은 혹독한 상사처럼 진행하는 게 상책이다.


큰 하자 없는 집은 중요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는 자재 간에 실용적 조화를 갖춘 합리적 건축이라고 말하고 싶다. 

큰 하자 없는 집이 목표가 된다면 가성비있는 건축이 가능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건축주 스스로가 알아야 하고 챙겨야 하며 무엇보다 욕심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큰 하자란 물과 충격에 의한 피해이다. 어디서 물이 새거나 역류가 되거나 물이 고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하중과 바람 등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견고함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물은 잘 흘러가도록 배수로는 늘 충분한 각도를 이루어야 하며 집은 단단히 결속하되 하중을 줄여 주어야 한다. 멋을 양보하더라도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자면, 해충이나 각종 야생 동물의 침투를 막아낼 수 있도록 창호와 외부와의 환기구를 잘 선택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는 누수나 균열에 비하면 소소한 하자임에는 분명하나, 실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전원주택을 떠나는 말 못할 이유가 되기도 한다. 


실내 인테리어나 구조만 보고 탄성을 지르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정말 큰 하자는 대부보이지 않는 부분에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위 세가지만 신경 쓴다면 하자 없는 집을 오히려 가성비 있게 지을 수 있다. 

전원생활의 성패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 짓느냐에 달렸다.

집짓기, 욕심을 줄이고 정성을 보태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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