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홈오피스 건축기
모든 면이 외기와 접하는 전원주택 건축이라고 하면 단열을 더욱 중시한다. 단열이라는 것은 열교를 차단하는 것을 뜻하며, 축적된 에너지의 손실을 줄이고 열교에 따른 결로도 방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 따라, 단열 시공은 단열재의 등급별 두께와 각 벽체의 열관류율을 충족해야 한다. 요즘 지어지는 주택은 모두 법정 단열기준을 충족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제 단열 문제라고 하면 건축 이후 단열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단열의 효과는 크게 냉난방 에너지 손실의 방지와 결로 방지이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든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워 냉난방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여름에 스웨터를 껴입고 있을 정도로 실내가 춥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생활할 정도로 덥게 지낸다. 사실, 문제는 열교로 빼앗기는 에너지가 아니라, 과도한 냉난방에 따른 에너지 낭비이다.
여름에 실내에서 시원하게 입고 겨울에 따뜻하게 챙겨 입는다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단열에 덜 신경 써도 되는데 말이다.
결로 역시 실내외 과도한 온도 차에 의한 현상이므로 실내에서 냉난방을 줄인다면 결로의 문제 역시 함께 해소된다.
우리나라의 습도는 전국적으로 연중 60~75% 범위이며, 7월과 8월에 70~85% , 3월과 4월에 50~70% 정도로 나타난다. 봄에 가장 건조하고 여름에 가장 습한 것이다. 습도가 높을수록 작은 온도 차에도 이슬점에 도달하여 결로가 발생한다.
이슬점 온도 계산기로 계산해보면, 연중 최저 습도 50%의 환경에서 외부 기온이 12℃라고 할 때 결로는 실내온도 23℃에서부터 발생한다. 실내외 온도차를 11℃ 미만으로 유지해야 결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연중 최고 습도 85%의 환경에서 외부 기온이 29℃라면 실내온도가 26℃에만 도달해도 실내에 결로가 생긴다. 실내외 온도차가 고작 3℃ 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반드시 제습장치를 함께 가동해야 하며, 연중 실내외 온도차는 7℃ 미만 (평균습도 64% 기준으로)으로 유지해야 결로를 막을 수 있다.
인간에게 가장 이상적인 실내외의 기온 차이를 5~7℃라고 하는데, 이는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과도 일치한다. 자연적으로 결로가 생기지 않는 기온 차가 건강에도 가장 이상적인 환경일 수 있다.
과도한 냉난방 습관과 실내외 온도차는 그대로 두고 단열만 강화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운 환경을 만들 뿐이다. 단열의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