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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n 03. 2021

그 흔한 영어공부 글쓰기는 아닌 걸로

하고 싶은 것을 해내기 위해 시작한 영어공부

영어공부에 관한 글은 아무나 쓸까?


대개 영어공부에 관한 글쓰기는 아마 나름대로 영어가 잘 된다고 생각할 때부터 쓰는 것 같다. 최근 영어공부 관련 글을 읽어보니까 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았다. 아니면 “외국에서의 영어 적응기” 정도로 영어의 접근성이 높은 곳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쓰거나.

그런데, 나는 아니다. 영어를 하지 못한다. 정확히 얘기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과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 당연히 듣기도 어렵다. 읽기는 고등학교 본문 텍스트를 겨~~~~~~~~~우 읽어내는 수준이다. 사실 나는 영어공부를 군대에서 처음 시작했었다. 군대에서 뭐라고 해야겠다 싶어 휴가 나올 때 무작정 토익 리딩과 문법 책을 사서 틈나는 대로 공부했었다. 다행히 선임도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기초가 없던 내게는 이해하지 못할 설명이었다. 2년 동안 한 권의 책만 10번 이상 봤었다. 그때 공부했던 문법과 단어 수준이 내 영어실력의 전부다. 소리 내어 읽지 못했고 듣기는 어불성설이었으며 말하기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에 읽기 능력만 조금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나는 영어로 내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 말과 글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잘하고 싶다.


나는  나이 40에 하필이면 영어일까?


내가 이런 마음을 먹고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띄엄띄엄 하긴 했었지만 지금처럼 1개월을 꾸준히 해온 적은 없다. 나름 대단하다.

그런데, 난 왜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왜 잘하고 싶은 걸까?

그 시작은 여행과 럭비였다. 뉴질랜드에 가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럭비를 관람하고 싶고 그곳의 대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빼먹지 않고 뉴질랜드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었고 지금도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가 눈에 띄었다. 특히 뉴질랜드 럭비대표팀은 올블랙스(all blacks)에 관한 영상은 한글 자막으로 처리된 것이 전무하다. 이뿐만 아니라 럭비에 관한 영상 자체가 모두 영어다.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럭비는 비인기 스포츠인 데다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학교체육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생활체육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이다. 그런 상황이기에 대부분의 럭비 관련 영상은 영어로 되어 있고 그래서 답답함을 느끼곤 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약 15년 만에 대학에 다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겼다. 조금 더 넓고 색다른 곳에서 공부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었다. 주변에 아는 지인이 몇 해 전 뉴질랜드에서 유학했었는데, 그것도 떠올라서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용기가 나기 시작했다. 설사 유학을 가지 못하더라도 업무적으로도 파견 형식을 빌려 ‘뉴질랜드에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이민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몇 년 정도는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영어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야심 차게 영어공부를 시작했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기웃거리기도 했었고 영어책도 뒤적거려봤었다. 그러던 중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방법에 관한 영상을 시청하게 되었고 그중 하나가 ‘인풋의 양을 증가시키기’에 꽂혔다. 같은 영상이나 팟캐스트 아니면 짧은 뉴스 등을 계속 듣기만 했다. 그러다가 아내가 “까이유”란 어린이 영어 영상을 추천해주었다. 한번 들어보니 해볼 만했다. 몇 번 들어보니까 몇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영상만을 일주일 내내 들었다. 스크립트도 찾아보고. 시간만 나면 계속 듣고 보고 읽었다.

그렇게 한창 듣던 중 운동을 하면서도 영어를 듣고 싶어 졌다. 그런데, 영상을 핸드폰을 들고 다녀야만 했기 때문에 달리기 할 때 불편함을 느꼈다. 운동을 하면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팟캐스트가 떠올랐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샅샅이 뒤졌다. 영어로만 되어 있는 것들, 그중에서 영국 발음이나 뉴질랜드 발음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찾던 중 “BBC 6 minute Learning English”를 알게 되었고 스크립트까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6~7분 사이에 끝나는 분량이라서 같은 내용과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듣기도 무난했었다. 올블랙스 팟캐스트도 찾았지만 러닝타임이 50분 이상이 되어서 쉽지 않다고 여겼었다. 그래서 까이유를 메인으로 하여 bbc 내용을 병행하면서 영어 듣기 및 읽기 공부를 했었다.

1주, 2주가 지났을까? 우연히 책꽂이에서 아내의 영어 교재가 눈에 띄었다(아내는 명색이 영어교사이다). 그래서 살펴보니까 나름 괜찮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아내의 아이디와 비번을 빌려서 해당 교과서 사이트에서 본문 듣기 파일과 교과서 파일을 다운로드하여서 공부를 해보니까 뭔가 안정적이다는 느낌이 왔었고 현재까지 1과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3과까지 본문 위주로 듣기와 읽기(소리 내어 읽기) 공부를 하고 있다. 한 내용 당 2주를 잡아서 실천하고 있다. 가끔 아내 앞에서 본문 읽기 테스트도 보고 있고 깊은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아내 입장에서는 몰라도 나름대로는 점차 읽기 능력이 향상되는 듯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리하여 “까이유”는 잠시 내려놓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정확한 발음과 내용, 읽기를 메인으로 하고 서브로 BBC를 종종 듣고 스크립트를 보면서 발음과 단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 관한 팟캐스트도 가끔 듣는다. 그 이유는 나는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타입이라서 교과서 위주의 영어공부가 지루하다 싶으면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영어공부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있다. 2과에서는 받아쓰기를 추가했었고 최근 3 과부터는 문법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어느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니까 처음 영어 듣기와 읽기 공부를 할 때는 문법공부를 함께 할 경우 해당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시도해봤다. 교과서 사이트에 문법 내용도 포함된 파일이 있어서 그 부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랬더니 최소한 내가 본문을 읽고 해석하면서 문장 구조를 파악하면서 읽히는 것을 느꼈다. 본문을 들을 때에도 더욱 잘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현재는 문법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부디 지금의 공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빨리 영어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욕심이다. 더욱이 난 나이가 40이다. 그래서 나보다 어린 사람보다는 익히는 속도가 분명히 느릴 것이기 때문에 조급함을 갖지 않고 현재의 페이스대로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영어공부를 놓지 않도록 많은 격려 바란다. 영어 공부에 관한 글쓰기를 꾸준히 한다면 내가 했던 공부 방식과 내용을 떠올리는 데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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