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꼈던 불안, 공포는 20대인 나에게 원형 탈모를 만들었다.
콘티 작가 오픈빨이었는지 나의 인맥들은 한 번씩 나한테 콘티 의뢰를 해주었었고, 정말 개떡같이 넘겨준 그림 덕분인지 인맥을 통한 일은 하나씩 줄어들었다.
프리랜서라고 말하기도 애매모호한 백수 시절을 보내면서 나는 처음으로 나를 마주하는 아주 긴 기간을 가졌다. ‘나는 정말 콘티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콘티 작가가 체질적으로 맞는 사람일까?’‘내가 느끼는 불안함의 정도가 정상인가?’ 대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불안, 자존감 하락, 우울함 감정 3종 세트가 나를 하루 종일 휘감았다. 그렇게 나를 마주하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나는 내가 던졌던 질문에 대해 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느꼈던 불안, 공포는 20대인 나에게 원형 탈모를 만들었다. 500원 동전 사이즈의 원형 탈모를 처음 발견했을 땐 굉장한 큰 충격에 빠졌다. 침대에서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앞쪽 정수리 부분이라서 잘못하면 노출이 쉬운 자리였다. 난 전문 탈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 상담을 받으러 다녔다. 대부분 병원이 하루 치료 비용이 10만 원 이상이었다. 원형 탈모를 치료하기 위한 10회 치료비용은 100만 원 이상인 곳이 많았다. 한번 테스트 치료를 받고 나서 걱정되는 마음에 100만 원을 결제를 할 뻔하기도 했다. 난 병원을 다섯 군데 정도 알아봤다. 그리고 난 후 하루 치료 비용이 5만 원인 병원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10회에 50만 원 비용은 나에게 큰 지출이었다. 일주일에 2번 방문인 병원을 2주일에 1번 방문을 하였다. 최대한 집에서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하면서 병원을 오래 다니기로 했다. 그렇게 3개월에 만에 원형탈모는 치료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머리카락의 모근에 힘이 없었다. 남들보다 많이 적은 머리숱으로 탈모 걱정을 20대부터 하게 되었다.
나는 남들보다 불안이 많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기질이 유동성이 많고 급한 게 돌아가는 특성을 가진 콘티 작가를 직업으로 선택했다. 직업으로 오는 나의 불안은 점점 커져갔다.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기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콘티를 그리러 가는 일이 더욱더 무서워졌다. 일이 들어오는 문의가 반갑지 않았다.
2년이라는 콘티 지망생 기간은 나는 콘티 작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의혹과 불안으로 서서히 뒤바뀌게 되었다. 그 당시의 몸과 마음의 정신 상태가 온전치 못했다. 그래서 29살에 어느 정도 연봉과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회사로 들어갈 수 있는 아무 회사로 도망치듯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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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콘티 /conti_jeong
불안한 프리랜서의 홀로서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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