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수업> 중에서
<애착>
애착은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말로, 매우 중요하다.
‘애착’은 친밀한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정서적 관계를 일컫는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돼 오랫동안 유지되는 인간관계의 틀이라 할 수 있다. 새끼 오리가 태어나서 처음 본 대상을 양육자로 인식하고 평생 따르게 된다는 각인(imprinting) 이론과 유사한 면이 있다. 인간이 오리는 아니지만 한번 형성된 관계의 틀은 강력하게 보존되며, 누구와 관계를 맺더라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는 점이 애착 이론의 포인트다.
예를 들어, 아이는 배가 고프면 울고 기저귀가 젖으면 갈아달라고 칭얼거린다. 이와 같은 아이의 호소에 양육자의 반응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반복해서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무관심하게 방치하거나, 불쾌한 기분을 장시간 표출하며 극단적 고통을 호소해야만 돌보아주는 경우다. 혹은 양육자가 “너만 없었으면 나는 진작 이 집에서 나갔어”라거나 “넌 어떻게 맘에 드는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니?”처럼 과도한 비난이나 일관성 없는 태도로 아이를 돌본다면,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다음과 같은 인식이 고착된다. ‘세상엔 나 혼자구나. 의지할 곳도, 기댈 사람도 없구나!’ ‘조금만 불편해도 아주 크게 울고 소리 질러야 살아남을 수 있겠구나!’ ‘내가 뭔가 잘못했나 보다. 다음부턴 혼나지 않게 꾹 참아야지!’ 등이다.
애착이 중요한 이유는 이 시기에 형성된 세계관이 평생에 걸쳐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세상을 불신하기 시작한 사람은 누구를 만나도 불신하며, 자기 비난이 습관화된 사람은 별 근거도 없이 자신을 먼저 탓하고 본다.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핵심 믿음’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인간관계의 틀이 불안정하다. 전문 용어로 불안정한 애착의 틀을 가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사랑 수업 :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것인가 | 윤홍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