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ongplate May 23. 2021

바람만 부는 곳

08

내가 살아가면서 남긴 부산물들로

누군가가 상처 받지 않길 바라고,

내 부족한 지성의 탓으로

앙심의 가책을 더하질 않길 바라고,

사랑한다고 벌인 일들이

아무 쓸모도 없는 최후를 맞지 않길 바라고,


그 많은 바람에 하늘이 동해서

어느 날 문득 다 깨닫게 되면 좋겠으나


나는 여태 내가 무심코 말로

누군가를 상처 입혔고

내가 모르고 행한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며

사랑해서 남는 게 없었다.


바람이 밀려오는 곳에

참 질리지도 않고 서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fair gam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