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도슨트 임리나 Apr 02. 2024

작가가 되면 얻게 되는 두 가지 기회

작가가 되면 얻게 되는 두 가지 기회가 있다.


하나는 '글 쓰는 기회'다.

작가가 되면 우선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제안이 오고, 잡지나 사보 등등. 각종 매체에서 의뢰가 온다.

작가마다 달라서 어느 정도 편차가 있겠지만 어쨌든 '원고 청탁'을 받는다.


여기까지 말하면 '와~'라고 감탄하거나 작가니까 당연한 기회를 얻는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바로 작가가 되면 얻는 두 번째 기회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 두 번째 기회는 '거절'이다.

거절하는 기회? 아니다. 거절당하는 기회다.


하나가 글 쓰는 기회고, 또 하나가 거절당하는 기회라니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내 경우, 벌써 몇 십 년 전의 일이지만 여성 잡지에서 박세리가 LPGA에서 처음 우승하던 날, 급히 연락을 받고 박세리 엄마를 취재한 적이 있다.

이게 바로 '글 쓰는 기회'다.

그래서 열심히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썼다.

그리고 수정을 해달라고 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사는 잡지에 나왔고 그 후로 나는 그 편집장에게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런 일이 나만이 아니란 걸 알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물론 그 후에 다른 잡지에서 연락을 받고 글을 쓴 경험은 여러 번 있지만, 그 잡지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고 미팅을 하고, 기획서까지 작성 후에

'이번 건은 진행하기 어렵습니다.'라는 답을 들은 경우도 몇 번 있다.

그럴 때 스스로 위로한다. '원래 내가 하기 싫었던 작업'이라고.


나의 글쓰기 스승님이 강의 중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분은 유명 문학상으로 등단하고 선생님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를 선언했다. 그래서 어느 지방의 축제 기사를 쓰는데 빠꾸(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이 먈이 딱인 느낌이기에)맞고 너무 창피했다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 <<빅 피처>>를 쓴 '더글라스 케네디'는 빅 피쳐 후에 쓴 소설이 거절당해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다. 소설이 성공한 후에도 '거절'은 작가를 괴롭힌다.


반대의 이야기를 하자면 '마돈나'의 경우다.

'ABBA'라는 유명 그룹은 자신의 노래를 다른 사람에게 '피처링'으로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마돈나가 피처링을 하기 위해 메일을 보냈으나 거절했고, 전화를 했지만 거절했고, 결국 직접 찾아가서 사정하고 피처링을 받아왔다고 한다.

마돈나가 무명 시절이 아니라 당연히 유명했을 때 이야기다.


마돈나의 피처링을 거절한 ABBA도 놀랍고, 또 그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피처링 허가를 얻어낸 마돈나도 대단하다 생각했다. 마돈나라면 굳이 ABBA 피처링을 안 해도 충분히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사람들은 생각이 달라서 상처받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거절당해서 상처받는다고 한다.


작가가 되는 순간 다른 사람들보다 어쩌면 더 많은 '거절'의 기회를 얻게 되는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거절에 어떻게 대처하고 이런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가느냐가 계속 작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들의 명성도 부럽지 않다. 그 명성만큼이나 수많은 거절을 거쳐왔을 테니 말이다.

만약 거절을 덜 경험했다면 잘 나거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만큼 덜 시도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나는 그 거절을 어떻게 견디고 있냐고?

"빨리 잊으려 노력할 뿐이다."

어떻게 잊냐고?


계속 쓴다. 다시 쓰거나 새로운 글을 쓰거나.

쓰는 것만이 복수이고, 내가 살 길이다,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거절의 기회를 얻은 나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http://aladin.kr/p/9yVWG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