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직장을 다니면서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인간관계였습니다. 직장에서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상사가 싫었습니다.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서 일부러 남을 괴롭히는 동료도 싫었습니다. 약자에게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선배도 싫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뒷담화를 즐기며, 비방 등으로 묵묵히 일하는 동료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도 싫었습니다. (물론,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바로 윗 선배가 싫었습니다. 사실 그 선배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몇 년을 노력했습니다. 바로 위의 선배라서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 직장 생활을 참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관계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 나빠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는 언제나 저를 끌어내려야 하는 존재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일이 사람을 그렇게 어렵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됩니다. 저의 승진과 성공을 시기 질투하는 부류들은 항상 있고, 그냥 나와 결이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어려움은 그들과 모두 친해지려고 하는 것에서 왔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하면 내가 너무 힘들어집니다. 또한,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두 명 중에 한 명만 내 편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절반, 딱 절반. 나와 결이 맞는 사람, 생각이 비슷한 사람, 취미가 비슷한 사람. 그 선배에게 사랑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에서 놓아버린 이후로, 회사 생활은 오히려 편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회사에서도 사회생활도 딱 절반만 내 편이라도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나를 싫어해도 마음이 별로 아프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그런 것이니까. 모두 나와 같지는 않은 것이니까. 그들은 내가 친할 수 없는 절반이니까. 어차피 절반은 버릴 거니까.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워낙 여러 활동들을 하다 보니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 등) 가끔 악플이 달립니다. 그런 글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기도 합니다. 그게 사람이라면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것은, 결국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입니다. 나를 싫어할 사람도 세상에 절반이 있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내가 가져가지 않을 나머지 절반입니다. 모든 사람을 안고 가지 않고, 또한 안고 갈 수도 없습니다.
선거도 절반이 나를 좋아하면 당선이 됩니다. 나는 나를 싫어하는,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에 나와 좋아하고, 나와 결이 맞는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만들 시간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을 더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악플에 반응할 시간에, 시간을 내어 저의 글을 읽어주고, 공감을 눌러주고,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적어주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저는 저의 생각을 이 공간에 꾸준히 쓰면서 제 생각과 비슷한 사람들을 끌어당깁니다. 그것이 제가 온라인 글쓰기를 하는 마인드입니다.
결론입니다. 우리는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는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아는 절반에게 사랑을 받으면 그것만으로 이미 인생에서는 큰 성공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신다면 조금은 덜 괴롭고 조금은 더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