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PO 세션에서 말하는 리텐션을 높이는 세 가지 방법
이 글은 주니어 PMO를 위해 토스 PO세션을 Learning by Doing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혹시라도 피드백을 주시고 싶으신 분은 메일 주소(am2pmpo@gmail.com)로 말씀해주시면 언제든지 린하게 반영해보겠습니다.
지난 글을 통해 스타트업이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다면 제품의 Retention Plateau가 형성되었을 것이고, 이는 곧 Product Market Fit의 판단 근거가 된다는 점, 사업영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20% 이상의 수준을 보여야 비즈니스적으로 가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Retention Plateau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현저하게 낮다면 PMF를 찾을 때까지 고객의 문제에 다시 접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Retention Plateau(PMF)를 찾은 다음에는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할까요?
PMF를 찾은 후에는 우리 제품에 잔류한 기존의 ‘고객(Customer)’에 집중하여 Retention Curve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흔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일단 많은 사용자를 유입(Acquisition) 하기 위해 Paid Marketing부터 진행합니다. 그러나 제품의 내실을 다지지 않은 채로 광고 마케팅에만 집중해서 얻은 사용자는 결국 밑 빠진 제품에 사용자 붓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오히려 Retention(잔존율)을 만들고, 이들을 Activation(활성화)시키고, 그 후 양적인 Acquisition(유입)을 늘려가는 역순으로 개선하는 것이 제품 성공에 더욱 도움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고객이 단순 방문자에 그치지 않고, '구매', '콘텐츠 업로드' 등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주는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 사업이 성장할 수 있기에 고객의 Retention은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지표로 불립니다.
*여기서 ’ 고객(Customer)’은 우리 제품과 상호 관계를 맺으며 가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Retention이 높다면 신규 고객을 얻기 위한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Retention을 개선하기 위해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잔존한 고객군에 대한 Data Analysis
이탈 그룹에 대한 Usability Test
몰입을 위한 Aha-Moment 정의하기
(1) 가장 먼저 집중할 일 : 잔존한 고객군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계속 쓸 이유 만들기
Who is the customer?
먼저 우리 서비스에 남아있는 고객군이 대체적으로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알아야 Retention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험이 동일한 사용자들을 묶어 가상의 인물로 정의하는 Persona 전반(성별, 나이, 지역, 산업, 회사 크기 등)을 파악하는 것도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인구통계학적 정보(성별, 나이 등), 단순 구매 정보로만 분류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제품을 이용할 때 사용자가 보인 행동 특징이나 태도 등의 ‘경험'이 동일한 패턴을 지닌 고객군을 하나의 Persona로 분류하여 목적, 사용 주기, 방문, 탐색, 구매 등을 서비스 성격에 맞게 정의하는 것이 고객군을 더욱 잘 대변할 수 있습니다.
Why they use us?
하지만 '도대체 우리 제품을 왜 계속 쓰기로 결정한 것인지'와 같은 본질적인 물음의 답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찾아야 합니다. 사용자 인터뷰나 서베이의 경우, 주관이 개입된 왜곡된 답변을 얻거나 해석을 잘못할 수 있는 데 반해, 사용자 행동 데이터(-특히 Retention-)는 우리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Retention Cohort 분석을 토대로 어떤 고객군이 우리 제품에 만족하여 계속 사용하는지 핵심 경험을 정의하고, 어떤 고객군이 우리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고 떠나가는지 문제 원인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2) 장기적인 관점 : 이탈 그룹에 대한 Usability Test를 통해 현재 제품 구조의 문제 찾기
Why you leave us? (라고 '직접' 물으면 안 됩니다!)
둘째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Usability Test (이하 ‘UT’)를 진행하여 우리 서비스가 만족시키지 못한 Use case와 문제를 찾습니다. 지난 글에서 현재 단계에서의 제품 한계인 CC에 도달하여 성장이 멈추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CC를 만들어 낼 다음 서비스를 추가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 점에서 Carrying Capacity(이하 ‘CC’)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기획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이탈 고객은 추후 우리가 다시 되찾아올 ‘미래의 고객’에 해당하기에 UT를 통해 이들이 떠나간 이유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자 인터뷰는 진행자와 사용자가 만나서 사용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라면, 사용성 테스트는 사용자에게 할 일(Task)을 주고 사용자의 모습을 관찰한 뒤 질문을 던져서 사용자의 행동 이유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출처 : https://blog.gangnamunni.com/post/usability-test/
저는 지금까지 UT 및 사용자 인터뷰에 10회 이상 참여해보았는데 거의 모든 인터뷰 과정에서 “추후 우리 제품에 ~한 신규 기능이 추가되면 쓸 것인지", 그리고 이보다 낮은 빈도이지만 “왜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지" 묻는 질문을 꽤 자주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느 정도는 솔직하게 답변했지만) 대면 상황이 주는 부담감과 보상에 대한 대가로 상대에 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해 적당한 수준에서만 의견을 피력하고, 과장되게 마음에 든다는 식의 답변만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후 ~되면'과 같은 미래에 대한 가정은 런칭되어 고객이 직접 쓰면서 장점을 몸소 느끼기 전까지는 무의미할뿐더러, 실제 사용 의도가 없더라도 면전에서 No를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고객의 속마음을 듣기는 어렵습니다. “왜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지"와 같은 (마치 우리 제품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공급자 관점으로, 부정문 형식으로 물을 경우에도 좋은 답변을 얻기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When you ~, what do you do?
오히려 “당신은 ~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때 무엇을 하시나요?”와 같이 현재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지를 물어야 합니다. 실제 행동을 묻기 때문에 응답자의 주관이 최대한 배제된 답변일 뿐더러, 현재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확률이 높습니다.
MIN 5 tmimes, AVG 15~20 times
그렇다면 이러한 UT는 몇 회를 진행해야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토스 세션에서는 최소 5회부터 평균 20번 이상의 Usability Test를 진행했다는 경험을 공유해주셨습니다.
<린 분석>에서도 최소 15회 이상의 인터뷰를 해야 일관된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3) 몰입을 위한 Aha-Moment(North Star Metric, 북극성 지표) 정의하기
조직이 점점 커지고 사공이 많아지면서 제품은 나아갈 방향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모든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 달성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확한 핵심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객이 Aha! 하고 제품의 핵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인 Aha-Moment(North Star Metric, 북극성 지표)를 정의해야 합니다. Aha-Moment에 집중하면 (i) 전사적으로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ii) 제품의 핵심 가치를 느낀 고객들이 많아지고 제품을 더욱 자주 사용하게 되어 Retention 또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명쾌하고 간결하게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XX라는 행동을
가입한 지 YY라는 기간 안에
ZZ번 한다.
일례로 초기 토스의 경우 ‘가입 후 4일 안에 2번 송금한다'의 형태였다고 합니다.
Aha-Moment는 고객이 우리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이며, 기업의 사명을 잘 표현하는 데이터여야 합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며 XX라는 행동을 함으로써 핵심 가치를 느끼게 되어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게 되는 행동’으로 정의해야 하며, ‘활성 유저수’나 ‘가입자 수’와 같은 결과론적인 수치는 고객 가치와 상관없는 허울뿐인 지표에 가깝습니다. 예시로 페이스북 같은 SNS의 경우 ‘친구 맺기'를, 간편 송금 서비스였던 초기 토스는 ‘송금'을 핵심 액션으로 정의했습니다.
또한 Aha-Moment는 객관적인 수치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이 여러 가치를 가진 경우에도 최대한 단일 지표로 통합합니다.) 그래서 측정 가능한 형태로 수치화하며, 간단하고 직관적인 Metric으로 설정합니다.
서비스 특성을 고려하여 제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경험 횟수에 해당합니다. 지인 간 일상을 공유하는 SNS였던 초기 페이스북은 ‘7번’ 친구 맺기를 하는 것으로 정의했으며, 토스는 ‘2회’ 송금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턴을 발견한 것이지만) 아마도 초기 페이스북이 친구 맺기를 할 때마다 알 가능성이 높은 친구를 계속 추천해주어 친구를 많이 맺을수록 나의 피드 내에서 타인의 일상 공유를 활발하게 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 공인 인증서 등으로 불편한 송금을 해왔던 사람들은 2회의 간편 송금만으로도 편리함을 느껴 토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아무리 긍정적인 경험이라도 빨리 잊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좋았던 감정이 남아있을 때(!) 다시 핵심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초기 온보딩부터 핵심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페이스북의 경우 ‘10일'로, 초기 토스의 경우 ‘4일'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Aha-Moment에 몰입하는 것만으로 아주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일 수는 없습니다. 세션에 따르면 최대 성장치는 약 20~30% 정도이며, 오히려 일단은 잔존한 고객군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후 새로운 성장(CC)을 이끌어 내기 위한 UT를 병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만약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의 Aha-Moment를 발견했다면, 이는 Retention Plateau가 형성되었을 지라도 새로운 핵심 가치를 제안하기 위한 PMF를 다시 찾아야 할 것입니다.
https://blog.growthhackers.com/finding-your-north-star-metric-fc1c1f71cbcb
https://breakoutgrowth.net/2021/01/26/how-to-win-with-okrs-and-a-north-star-metric/
https://blog.ab180.co/posts/how-to-find-north-star-metric
https://www.reforge.com/blog/growth-metric-acquisition-monetization-virality
https://blog.rightbrain.co.kr/?p=6713
https://blog.gangnamunni.com/post/usability-t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