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액션가면 May 15.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23 - 비엔나4

2023.3.19 안녕 소미네, 안녕 비엔나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오랜만에 여유 있는 아침. 사실 대부분 여유가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더 여유가 있다. 돌아가는 날이라서 일정은 하나정도만 하려고 한다. 뭐 대부분 10시 이후 오픈이라 강제적인 여유도 좀 있다. 마지막으로 민박집 조식을 먹고 민박집사장님, 워킹홀리데이 온 분과 남은 얘기들을 하다가 천천히 나왔다.


Kunsthalle Wien Museumsquartier

레오폴드와 무목 중 고민하다가 에곤쉴레는 아직 나랑 좀 안 맞는듯해서 난해하지만 신기하기라도 한 현대미술을 보러 가기로 했다. 전시장은 여덟 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데 두 층이 공사 중이다. 4분의 1이 공사 중이면 좀 할인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매표하고 어디부터 봐야 하나 물어보니 꼭대기층부터 보며 내려오며 보는 게 좋다고 한다. 첫 전시는 설치+행위 예술인 것 같았다. 현악기 연주가들이 전시장 곳곳에 있고 조율을 하는가 싶더니 엔진 소리 비슷한 소리로 전시장을 꽉 채우니 전율이 돌며 약간 소름도 돋았다. 흥분된 여운은 5분 정도 지속된 것 같다. 중간중간 좀 소름 끼치는 전시도 있고, 대부분은 편견, 차별에 대한 전시고, 故백남준의 작품도 보인다. 미술 무지렁이라서 후루룩 보고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3시간 넘게 봤다.

Café Sperl

비엔나에서의 마지막 음식은 비엔나 3대 카페 중 한 곳으로 갈까 했는데 비포선라이즈에 나왔던 카페스펠이 가까워서 거기로 갔다. 영화의 명성도 있지만 오래되기도 해서 카페 자체도 이뻤다. 메뉴는 카드에 충전해 뒀던 금액에 맞춰 커피와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먹고 싶거나 추천 메뉴도 아니지만 맛은 있었다. 영화 속 장면이 기억이 나지 않아 귀국하면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다.

Naschmarkt

만족스러운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어제 못 간 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나슈막시장은 토요일 오전에 벼룩시장이 꽤 크게 열리는데 그걸 나중에야 알아서 어제 브라티슬라바를 가느라 못 가봤다. 시장은 닫았지만 카페거리처럼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식사는 했으니 그냥 좀 구경하다가 좀 이르지만 공항에 가기로 했다. 쇼핑도 하고 라운지도 가고 해야 하니

트램정류장으로 걸어가다 보니 전부터 보이던 신호등 신호기에 뭔지 모를 점자가 있어 자세히 봤더니 차선 표시기다. 네모난 건 차선. 점은 자전거도로이다. 사진을 해석해 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차선이 편도 3차선이고, 지나면 왕복 2차선으로 자전거 도로가 있다는 뜻이다.

안녕 소미네

민박집 가서 짐을 챙기고 5박 동안 잘 지내고, 너무 맛있었던 소미네 민박 조식을 떠올리며 아무도 없는 숙소 거실을 향해 안녕히계세요라고 혼잣말하고 나왔다. 여행 중 가장 오래 있었던 도시지만 가장 아쉽다. 그만큼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도시였다. 이제는 이 도시도 떠난다. 공항으로 갈 땐 기차를 타고 가는데 교통패스가 있어도 이 패스가 시내한정이라 시외구간은 추가로 발권을 해야 한다. 유럽여행하면 보통 기차를 떠올리지만 이번에는 도시 간 이동을 전부 플릭스 버스를 이용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차를 못 타봤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기차를 타게 된다.

기차가 종착역인 공항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승객 한 분이 고개까지 젖히고 꿀잠을 자고 있어 핑거스냅으로 깨워줬다. 기차역에서 나와 공항 건물로 들어가는데 며칠 전 투어에서 같은 그룹으로 배정됐던 형님을 만났다. 그 짧았던 시간도 인연이라 체크인도 같이하고, 면세점 구경도 같이하며 말벗을 했다. 출장 겸으로 온 건데 원래 일행이 있었는데 같이 오려했던 사람이 출국전날 크게 아파서 혼자 오게 됐단다.


볼 거 다 보고 나서 나는 라운지로 갔다. 라운지에서 배를 채우고, 책을 보다가 샤워실이 있기에 샤워를 할까 말까 하다가 했는데 하길 잘했다. 장시간 비행을 앞두고 개운해서 좋았다.

안녕 비엔나

이번에 돌아가는 비행기는 대한항공이다. 국적기라 국내 방역수칙이 적용돼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이 되지 않았다. 방역수칙이 변경 예정이라 일부 항의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일부터는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륙하고 나서 좀 있더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제재를 하지 않았는데 날짜가 바뀌어 그런가 보다.

창가자리에 앉아 별도보고, 눈 쌓인 산도 보고 비즈니스라서 자리도 넓었지만 역시나 장시간은 힘들긴 힘들다. 한 달여 만에 돌아온 한국은 날씨가 따듯했고, 미세먼지도 심했다. 코시국 끝에 처음으로 다녀온 해외 이제 다시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갈 날을 기약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액션가면의 동유럽22-브라티슬라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