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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 May 14. 2018

인도네시아는 왜 IT에 주목하는가?_NEXTICORN

NEXTICORN (NEW UNICORN) 참관기

인도네시아의 4개의 유니콘 기업을 이을 차기 유니콘 기업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행사 계획에 있었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나 알리바바의 마원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루디 정통부 장관과 토마스 투자청장은 스피커로 참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유니콘 기업과의 세션에서 MC를 자처하고 이어진 저녁자리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끝까지 함께 했다.

인도네시아 4대 유니콘 기업과 루디 정통부 장관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마디로 ‘인도네시아가 나서서 밀고 있다.’라는 분위기가 확연했다. 투자청장은 투자시장의 매리트와 큰 규모의 시장을 강조했다. 저녁식사에 동석한 루디 정통부 장관과 대화를 하던 도중 한 싱가포르의 벤처 캐피털 리스트가 유료 도로에 왜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을 넣지 않는가에 대해 물었는데 내가 끼어들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아직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조금은 천천히 시장은 진행될 것이다.’ 덧붙였다. 그러나 장관은 ‘ 우리는 천천히 가고 싶지 않다. 우리는 최대한 빠른 시장의 변화를 원한다. 우리에게 천천히는 없다’라고 강력하게 반론했다.  

첫날 디너에서 발리 전통복을 착용중인 루디 정통부 장관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 자원의 하나는 광물이다. 여전히 가스 생산량은 많으나 석유는 2003년을 기해 수입국으로 돌아섰다. 2020년대에는 완전 고갈이 예상된다.  공업이나 가공업의 발전 과정은 꽤 많은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고 그 발전 속도도 느리다.  철이나 강철이 있는 나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건물이나 도로 건설에 필요한 재료는 수입을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도네시아는 IT 분야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는 정부가 추린 약 70여 개의 인니 스타트업 기업들과 인니 국내외 캐피털 리스트를 이어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행사에서는 각 기업당 한 페이지로 요약되는 기업 소개 책자를 제공했다. 각 기업마다 원하는 금액이 명시되어 있고 오후에는 사전 혹은 사후 신청을 받은 1:1 미팅의 자리도 별도로 제공되었다.


몇몇의 캐피털리스트들은 인니 시장이 광대하고 잭팟이 터질 수 있는 시장이지만 그것이 어느 것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시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어 투 도어’ 서비스 어플들도 몇 개 있었는데 모든 것들이 값싼 인력으로 대체되는 이곳에서 그것의 필요 여부가 궁금했다. 세탁 서비스 연결을 제공하는 ahlijasa(10t downloads/play store 기준) 대표는 현재 서비스를 자카르타에서만 운영 중인데 성과는 만족한다고 표했다. 인니는 각 집에 세탁기를 두고 본인이 혹은 메이드가 세탁을 한다. 그것을 하지 않는 집은 우리나라 빨래방과 마찬가지로 맡기면 며칠 안에 다림질까지 되어 있는 세탁물을 찾을 수 있다. 빨래방은 많고 저렴하다. 킬로그램당 천원이 안 되는 곳도 많다. 그런데 왜 그 서비스가 시장에 진출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답은 간단했다. 도시의 사람들은 바쁘고  각자 세탁을 집에서 처리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세탁물을 잃어버리거나 하는 일에 대해 보장을 해주니까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니의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사는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배에 해당하니 뭐를 해도 규모의 경제라 말할 수도 있겠다.


현재 인니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는 핀테크이다. 어쩌면 중간 과정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현금-카드-이머니의 진행이 아니라 현금-이머니로 시장이 대거 움직일 수도 있다. 전에도 적었듯이 이 시장은 천천히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떠한 서비스가 우리보다 늦게 시작되었더라도 그 서비스가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몇 배 빠르다.   

투자기회를 설명중인 토마스 투자청장

2016년 상반기에 개정된 투자제한 목록에 의하면  전자상거래 회사 설립에  설립 조건을 충적한다면 외국인 투자지분이 100%가 가능해졌다.  진출 시 가장 어려워하는 회사 설립은 서류만 제대로 갖춘다면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다.  대행사를 쓰지 않고 직접 온라인(https://nswi.bkpm.go.id/)으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무역청에는 중진공에서 파견된 한국 데스크도 있으며 연락처 역시 사이트 내에 표기되어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설립이 가능하다고 해도 적어도 아세안 연합국 중의 하나와 함께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인도네시아 파트너를 만난다면 더 좋겠다. 시장의 분위기나 사용자들의 인식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예상하기 어려우나 외국기업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부대낌을 겪는 것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아세안 연합 내의 국가들은 국가 간 비관 세율이 98%에 달한다.  대신 아세안 국가 외의 관세율은 높아지는 추세이다. 한국이 중국 미국과 함께 아세안 +3의 혜택을 받아 다른 나라보다는 혜택을 받고 있더라도 데이터로 읽히지 않는 장벽은 분명 존재한다.

시장 현황과 이후 가능성을 설명중인 정통부 장관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잘되었으니까, 먼저 시작했으니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니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가 먼저라는 생각이 시장 환경을 지배할 수는 없다. 만약 확실하게 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면 되도록 빨리 시장에 진출하기를 권한다. 이미 이곳의 유니콘 기업들은 한 가지 서비스로 유저를 늘린 후 다른 서비스를 덧붙이고 아세안 연합을 등에 업고 다른 동남아권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인구가 많으니까 우리가 기술력이 좋으니까를 믿고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되도록 인니에 와서 유저가 될만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비슷한 서비스를 경험 해보길 권한다.  인니에 사는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를 표현하기를 ‘모든 것이 어려운 나라, 그러나 모든 것이 가능한 나라’라고 한다. 안 되는 것도 없고 확실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외국인으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중산층 이상의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나라, 아세안 국가 진출에 발판이 가능한 나라라는 장점은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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