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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 Jun 07. 2018

카카오톡은 하지 않은 것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

한국을 위한 카카오톡과 해외 생활을 위한 왓츠앱을 주로 쓰다 보니 라인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한국에서는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든 카카오톡은 왜 인도네시아에서 맥을 못 추는 것일까.  


3년 전쯤, 인도네시아에서는 path라는 어플이 메가 히트를 쳤다. 인스타 그램과 비슷하지만 패스는 확장성이 아닌 측근 중심의 소통 형식이었다. 사실 패스를 카카오가 인수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어깨가 으쓱했던 것도 사실이다. 패스를 중심으로 카카오톡도 인도네시아에 자리 잡는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패스는 모든 상위 랭킹에서 사라졌다. 

 

1.       인도네시아는 자랑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도 셀피(셀카)를 사랑하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 게다가 빈부격차가 큰데도 불구하고 부자들에 대한 질투보다는 부러움 쪽의 시선이 강하다. 부가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쉽게 그것을 인정한다.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 돈을 쓰면서 작게나마 재분배를 하지 않겠냐는 시선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부자들은 길이 막히면 헬리콥터로 출퇴근을 할 정도로 상하 위의 빈부 격차는 심하다. 우리가 명품으로 단장하고 개인용 비행기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쪽이라면 인니는 우리나라의 셀러브리티로 대우하는 쪽이 가깝다. 부를 구경하고 그들과 SNS로나마 팔로잉을 하고 있는 것에 기쁨을 찾는다.  첫 번 때 실패는 이것이었다. 패스는 폐쇄형이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이 등장하자마자 뒤로 밀려 나고 말았다.


2.       혼자서는 안 되는 시장 


우리나라는 단독 어플의 사용이 많다.  조금 다른 것을 찾자면 카카오톡이 메신저를 통해 게임과 페이 서비스 등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이어나갔다. 인니에서는 한 회 사가 잘되는 어플을 기반으로 다른 서비스를 연계하기도 하지만 아예 독자적인 경우는 아직까지는 없다. 고젝은 고젝 어플 기반으로 고 라이프 등을 론칭했지만 다른 서비스라기보다 오토바이 배달이라는 서비스에  배달과 생활을 나누는 일이었다.  

잘 나가는 어플들의 공통점은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한 곳의 포인트로 다른 어플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유도한다거나 , 쿠폰 등을 제공해서 유저들의 연계를 돕는다. 인니의 유니콘 기업 4곳은 이것들로 맞물려 있다. 

 

3.       통신 사업자 안에 잘되는 어플이 있다 


어플이 잘 되면 가장 먼저 붙는 것은 통신 사업자들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일반적이지만 인니에서는 몇백 KB도 안 되는 데이터를 따로 사기도 하고 그것도 하루, 일주일, 한 달로 기간을 정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일반 데이터에 유튜브의 데이터를 추가로 주는 패키지를 팔기도 하고 왓츠앱이나 라인 등에 특화된 데이터를 따로 팔기도 한다. 덧붙이자면 퇴근 카카오톡 데이터 패키지도 추가되었다. (만세!) 


4.       애국심은 넘치지만 충성도는 없다. 


인니의 고객 충성도는 애국심과 반비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트렌드가 빠르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애플 정도나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레스토랑이든 의류 브랜드든  빨리 몰려갔다가 곧 시들해진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쉴 새 없이 프로모션을 만든다.  제휴 이벤트는 필수이고 단독 할인은 덤이다. 타임 이벤트도 많다. 어플들은 쉴 새 없이 오늘의 프로모션을 알리고 통신사들 조차 데이터 할인요금을 알리는 문자를 일주일에도 몇 개씩 날린다.   오프라인 행사에 경품 추첨은 빠져서는 안 되는 마무리 행사이고 몇십 명이 참석하는 학회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 지급 이벤트도 흔하다.  


반대로 인도네시아인은 인도네시아 사람이라는 자존심이 높은 나라이다. 이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대국이고 인종과 지역 구분이 가능한 나라이어서 그것으로 묶지 않으면 수많은  섬들이 자치권을 달라고 아우성을 칠지도 모른다. 그래서 광고들에도 ‘인도네시아’라는 단어가 흔하다.  


5.       먹튀는 금지다. 


이전에도 설명했지만 가장 인니에서 싫어하는 것은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외국인 기업이다.  인니는 심하게 자국산업 보호 정책을 편다. 늦게 가더라도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자상거래분야도 2016년 하반기에나  100프로 가능 시장으로 열렸다. 회사를 열어 자국 내 고용을 늘린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니 우리에게도 돈을 벌어줄 일을 만들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해야 한다. 라인이 대표적으로 한일은 로컬 예술가와 이모티콘을 만들어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다. 인니내에서 사업을 하다보면 지속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경계를 마주해야한다. 이것때문에 국적을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바꾼 사람들도 꽤 많다.

   

6.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인이 만반의 준비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녹아든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성소수자로 보이는  이모티콘(남자들이 손잡고 있는) 하나 때문에 라인은 정부로부터 삭제 명령을 받았다. 사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은 아니지만 무슬림 국가에서 오는 간극이 또 여기서 존재한다.  90으로 가량이 무슬림이면서 6개 종교중 하나를 신분증에 적어 넣어야 하는 것처럼 법과 문화의 간극이 또 존재한다.  카톡은 초창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인도네시아어 홍보를 하는 듯 보였지만 이마저도 오래전 중단된 상황이다. 내부의 계획은 알 수 없으나 많이 아쉽다. 


최근 카카오가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건너 건너 들은 것이니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제발 인도네시아 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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