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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wonder Nov 17. 2023

비자발적 쌍둥이 자연분만의 비밀

직장생활 17년만에 얻은 기나긴 휴가지만

35주차 쌍둥이를 가진 내 몸으로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먹고 눕고 아주짧게 걷는것 뿐.

출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출산까지 남은 휴가 기간을 누려보겠다는 설렘임만 한가득이었다. 


출산휴가 첫날 오전 미뤄뒀던(?) 혼인신고를 하고 

점심으로 애정하는 순대국밥을 특으로 시켜먹고 

17년만에 얻은 기나긴 휴가를 만끽하기 위해 낮잠을 청하던 차였다.  


잠이 살짝 들려던 차 갑자기 밑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빠직 하는 느낌

아래 액체가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어 확인해보니

핑크빛이 도는것이 아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양수인가봉가..

오후 3시 병원 진료가 가능한 시간이라 지갑과 휴대폰만 챙겨택시를 타고 병원을 향했는데, 

이 짧은 낮잠이 출산 전 마지막 휴식이었다는게 아뿔사. 일복 타고난 팔자란 출산에도 적용되는건인가.


코로나 시국에 도착한 응급진료에서는 응급실 특유 정신없음때문에 위축될수밖에 없었다.

정기진료 해주시던 교수님은 나타나질 않고 당직의 선생님들이 수술 or 자연분만 질문만 돌아가면서 하니

일단은 교수님이 봐주셔야한다고 일관하며 기다린것 뿐인데.... 

그 교수님이 무려 19시간만인 다음날 오전에 나타나셔서 19시간 진통 후 출산의 무용담을 남기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울 해주셨다는 이야기... 교수님 덕분입니다... ㅎㅎㅎㅎㅎ


19시간의 진통은 무통주사 무통 안들어 교수님 언제와 무통주사 무통 안들어 교수님 언제와의 무한반복이었기에 굳이 기록하지 않겠다. (사실 기록하고싶지 않다요.. 너무 힘들어씀 ㅠ)


19시간 만에 나타나 "멀쩡해보이네? 낳으러갑시다" 두마디로 상황을 종결시켜주신 

교수님을 믿고 들어간 분만실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얼핏봐도 열댓명은 되어보이는 인원이 내 분만의 현장에 함께한다는 것에 약간 부끄럽고 민망할 찰나도 없이

바로 분만자세 돌입, 끙차끙차 선둥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잠깐 품에 올려둫었다가

다시 끙차끙차 하려는데 세명의 선생님이 내 가슴아래 복부를 부여잡고 밀기 시작했다. 

6개의 손이 내 윗배를 잡고 짓누르며 잡는건지 미는건지 모를 무언가를 엄청 열심히 하셨는데

그것이 너무 아파 후둥이는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을정도다. 

선둥이가 나간 자리에 후둥이 자세가 돌아버리면 다시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후둥이를 손으로 잡고 밀어 분만을 도와주시는 과정이었다.

그 부위는 거짓말 않하고 아기 백일 이백일이 지나도록 얼얼했다는 이야기... 정말이지 너무 아파따 아기들아.. 보고있니?


덕지덕지 태지와 피를 묻히고 나온 '무우' 만한 몸통에 '사과'만한 머리를 가진 아기들을 확인하고 

분만실 선생님들의 축하를 받고 걸어서 입원실로 돌아가 여기저기 안정을 취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순식간에 아기들을 만나 반갑고도 얼떨떨 한마음

점심식사로 나온 미역국과 반찬과 물을 원샷하고 잠을청하려는데 

처음느껴보는 정수리쪽 두통이 심상치가 않았다

분만후 먹은 밥을 3시간만에 고스란히 다 게워내고나니

내 몸이 뭔가 고장난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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